정부는 우선 재정자금의 조기 집행을 결정했다. 지난해 최경환 경제팀 출범 이후 마련한 46조원의 경제회복 정책 패키지 자금 가운데 남은 15조원 중 10조원을 올해 상반기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 돈은 당초 올 한 해 동안 풀 예정이었다. 국고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교부세도 조기에 집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올 상반기 재정집행률 목표치 58%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뿐 아니다.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규제 개혁을 계속 추진하고, 기업에는 임금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공격적인 경기부양을 부르짖는 것은 경제에 온통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경제 상황은 나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경제전문가 34명을 대상으로 경제상황 인식 조사를 벌인 결과 64.7%가 현 상황을 위기로 진단했다. 그 실상은 참담하다. 담뱃값 인상분을 빼면 지난달 물가는 사실상 마이너스였다. 디플레이션은 표면화하고 있다. 1월 산업동향을 조사한 결과, 소매판매는 3.1% 줄었다. 수출과 수입도 10%대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소비와 수출 길이 막히니 생산이 늘 리 없다. 광공업 생산은 1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우리 경제가 이런저런 사정을 가릴 처지도 못 되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말로만 경기부양을 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실효성 있는 재정자금 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추가경정예산까지 짰던 2013년, 부실한 정책 탓에 수조원의 예산을 집행하지도 못한 엉터리 부양 정책의 전철을 되밟아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나랏돈을 무턱대고 지출해 ‘결실 없는 나랏빚’만 남겨서도 안 된다.
경제 살리기는 정부가 도맡을 사안도 아니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부양을 거들어야 한다. 세계 주요국은 올 들어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정책을 전면화하고 있다. 중국의 금리인하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은 어제부터 대규모 양적완화에 들어갔다. 한은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금리방향을 결정한다.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 국회도 낮잠 자는 경제활성화 법안을 4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우리 경제는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 모두가 어찌 경제를 살릴지를 고민하고, 소매를 걷어붙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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