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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現) 경제상황에 대한 전문가 인식조사 결과, 경제전문가의 64.7%가 ‘지금의 경제상황은 위기’라는 진단을 내놨다. 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10명 가운데 8명(82.4%)이 ‘3.4% 이하’로 답했으며, ‘4.0% 이상’ 성장할 것이란 응답자는 없었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오는 12일로 다가온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3월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금리인하론(論)’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당장 3월이 힘들더라도 4월에는 금리를 낮출 것이란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은에 책임을 떠넘긴 정부와 국회 때문에 경기부양에 대한 마지막 열쇠를 쥐게 됐지만, 정작 한은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확대를 검토하는 등 기준금리 이외의 대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8일 한은에 따르면 현재 15조원 한도로 운용되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을 늘리는 방안을 우선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란 프로그램 요건에 맞는 예금은행 대출에 한은의 저금리(연 0.5∼1.0%) 자금을 지원해 해당 성격의 중소기업 대출이 활성화되도록 유도하는 통화정책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를 단행하기 이전에 선택했던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과 유사한 방식이다.
이미 한은은 지난해 9월부터 중소기업 설비투자 촉진을 위한 금융지원 강화 차원에서 설비투자지원 프로그램 한도 3조원을 신설했다. 개별 프로그램 간 한도도 조정해 지방소재 경기부진업종에 대한 지원을 늘렸다. 경기부진업종을 지방중소기업지원 프로그램의 지원 대상으로 추가하고 신용대출지원 프로그램 한도 1조원을 전용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성장잠재력 확충 및 성장세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확대 운용할 것”이라며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확장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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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31회 임시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현황. 자료=한국은행 |
지난 2일 이찬우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통계청의 ‘1월 전체 산업활동동향’이 발표된 뒤 브리핑을 갖고, 추가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 “단순히 경제학적으로 금리인하는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란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판단은 한국은행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확장적 재정정책, 담뱃값 인상과 함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도 실물경기까지 흐르지 않는 ‘유동성 함정’으로 금리인하 효과가 제대로 먹혀들지 않자 정부가 한은의 독립성을 핑계로 금리인하 책임을 슬그머니 한은에 떠넘긴 모양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지급준비율 및 예대금리 연속 인하, 인도·호주 등 글로벌 주요국 통화완화 정책과 내외부적인 저성장, 저물가 요인을 감안했을 때 금리인하 명분이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세계경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18개국이 금리인하에 들어가며 ‘통화전쟁’이 불거졌다. 주요국이 통화완화를 통해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린 상태에서 한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원화 강세로 수출 경쟁력 약화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근래 들어 전 세계적으로 전개되는 경쟁적 통화완화는 대다수 국가들이 실물경기를 부양하고 디플레이션 위험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공통적으로 처해 있는 까닭에 나타난 측면이 강하다”고 꼬집었다.
최 선임연구원은 “우리도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실체도 명확하지 않은 환율전쟁에서 패배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섣불리 금리인하에 나설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금리인하가 반드시 통화절하를 의미하는 시대도 지났다”고 덧붙였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도 “저물가가 장기간 지속되는 새로운 경제위기에서 세계적으로 다양한 통화정책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며 “금리를 낮춰도 소비나 투자가 살아날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을 늘리는 게 오히려 효과가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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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경제상황에 대한 전문가 인식조사 결과.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
송원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경제전문가들은 우리경제를 이끌어갈 엔진이 노후화되고, 높은 가계부채로 내수증대 여지가 적은 현 시점을 경제적 위기로 진단하고 있다”며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법안을 조속히 추진하고 기업 투자 및 연구개발(R&D)을 적극 지원해 신산업과 투자의 활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전경련이 민간·국책연구소, 학계 및 금융기관의 경제전문가 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현(現) 경제상황에 대한 전문가 인식 조사’ 결과, 경기회복을 위해 정부 및 국회가 중점 추진할 과제로 ‘관광진흥법·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법의 조속한 통과 및 시행’이 41.2%로 가장 많은 지목을 받았다.
그 다음으로는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투자 및 R&D에 대한 과감한 지원(26.5%)이 꼽혔다. 이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 보다 선제적이고 과감한 정부 재정지출 확대(8.8%) ▲보다 많은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한 해외와의 경제 네트워크 강화(5.9%) ▲적정수준의 가계부채 관리(5.9%) 순으로 응답했다.
박일경 기자 ikpark@segye.com
<세계파이낸스>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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