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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퍼렇게 멍든 청년 구직자 가슴… 자화자찬할 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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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1-14 20:56:11 수정 : 2015-01-14 22: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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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지난해 고용 성적표가 나왔다. 사정이 대폭 개선됐다고 한다. 통계청은 어제 고용동향 발표에서 지난해 취업자가 전년보다 53만3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12년 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전체 고용률도 60.2%로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상용근로자가 늘어난 반면에 일용근로자는 줄었다. 비정규직 비중 역시 32.4%로 2년 전의 34.2%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지표만 보면 나무랄 데 없는 A학점이다.

정부도 반색하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는 “글로벌 위기 이후 고용 회복이 부진한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한국의 고용시장은 크게 개선됐다”고 자평했다. 고용의 질이 좋아지고 안정성도 높아졌다고도 했다. 정말 그런가. 고용시장의 실상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현실을 제대로 살피려면 숲만 보지 말고 나무도 봐야 할 것 아닌가. “고용대박”이라고 흥분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명박정부 경제부총리의 발언이 떠오른다.

국민이 느끼는 ‘체감 고용’은 정부 판단과는 거리가 멀다. 체감실업률은 작년 12월만 해도 11.2%로 공식 실업률 3.4%보다 세 배 이상 높다. 생산 주력 계층인 30대의 취업자는 줄고, 50대 이상 노·장년층 취업자가 주로 늘고 있다. 직장에서 쫓겨난 베이비부머들이 재취업 전선에 뛰어든 영향이 크다고 한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구직활동을 아예 포기한 사람도 1년 새 129.2%나 폭증했다. 실업통계에 잡히지 않는 ‘만년 백수’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통계에 나타난 고용 실적의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텅 빈 ‘외화내빈’이라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최대 아킬레스건은 청년 실업이다.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9.0%로 1999년 통계기준 변경 이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다행히 취업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고용 여건마저 여의치 않다. 청년 취업자 5명 중 1명은 계약기간이 1년도 채 되지 못한다. 2년짜리 계약직인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보다 오히려 못한 처지다. 비정규직이나마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람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대학 간판을 들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졸업을 미룬 ‘대학 5년생’이 도처에 수두룩하다.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으면 인턴, 아르바이트생에게 가혹한 저임금을 강요하는 ‘열정페이’ 상술까지 판을 치겠는가.

고용 통계의 겉모습이 아무리 번지르르하더라도 내용이 속 빈 강정이면 그것은 고용을 실질적으로 개선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모두가 벅찬 가계 살림도 나아지기 힘들다. 더구나 올해 고용시장의 사정은 작년보다 나빠진다고 한다. 정부는 자화자찬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절박한 고용 현실을 개선할 근본방책을 내놓기 바란다. 방점은 청년 일자리에 찍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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