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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은 바닷속 동물의 생존전략

입력 : 2014-12-26 20:15:40 수정 : 2014-12-26 20: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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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 가쓰후미·모리사카 다다미치 지음/유은정 옮김/돌베개/9500원
바다 동물은 왜 느림보가 되었을까?/사토 가쓰후미·모리사카 다다미치 지음/유은정 옮김/돌베개/9500원


냉혹한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 항상 긴장한 채로 부지런을 떨 것 같은 동물도 최대한 느릿느릿 움직이며 게으름을 피운다. 청소년 교양서 ‘바다 동물은 왜 느림보가 되었을까?’는 해양생물 학자가 직접 관찰한 동물 생태를 통해 평소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게으른 바다 동물의 모습을 소개한다.

바다 동물은 제 몸을 바삐 움직이기보다 이용할 수 있는 건 모두 이용해 능숙하게 요령을 부리고 틈나는 대로 쉬려고 한다. 여간해서는 바다 동물이 놀랄 만큼 빠르게 헤엄치거나 깊이 잠수한다는 기록을 얻을 수 없다는 게 책의 요지다.

검은눈썹앨버트로스는 다른 앨버트로스 종과 마찬가지로 장거리를 나는 데 특화된 가늘고 긴 날개를 가지고 있다. 분명 잠수에 적합하지 않은 체형인데도 바다 깊숙한 곳에 사는 어종을 먹고 산다고 알려져 있다. 직접 관찰한 데이터에서도 최대 4.1m, 최장 11초 동안 잠수한 기록이 남아 있을 뿐이다.

검은눈썹앨버트로스는 위험을 떠안고 무리를 하는 대신 꾀를 부린다. 추적한 영상을 확인해보니 범고래가 흘린 것을 먹거나 어선으로 보이는 배를 뒤따라 다니며 고기를 먹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경우, 합리적 생존 전략으로서 게으름을 피우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책은 벌러덩 누워 빙글빙글 돌며 쉬는 바다표범,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을 받아먹는 새끼 황제펭귄 등 느리면서 비효율적인 활동을 하는 다양한 바다 동물의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다.

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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