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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춘의세금이야기] 금괴사건 상속세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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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2-23 21:41:52 수정 : 2014-12-23 21: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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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잠원동에서 집을 수리하던 업자가 시가 65억원에 달하는 금괴 130개를 발견해 훔쳐갔다가 잡힌 사건이 세간의 화제다. 강남에 소유하던 부동산이 개발되면서 수천억원대의 재산을 보유하게 된 어느 자산가는 230개의 금괴 중 130개를 치매에 걸려 그 존재를 알리지 못한 채 2003년 사망했는데, 상속된 집의 수리 도중 집수리업자가 금괴를 발견해 흥청망청 써버리고 금괴 40개만 남겼다고 한다. 자산가의 아내는 경찰서에서 남은 금괴를 돌려받으면서 “받을 돈이 줄었지만 오히려 말년에 쓸 돈이 더 생겼다”며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언론은 벌써부터 상속세가 얼마 나올지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다. 그러나 ‘시효’와 ‘제척기간’을 혼동하고 있다. 세법에서의 시효는 징수권에 쓰는 개념이다. 징수권은 부과권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과세관청이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권리가 부과권이고, 성립 확정된 조세채무에 대해 징수할 수 있는 권리가 징수권이다. 제척기간이 지나면 부과권을 행사할 수 없고,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징수권이 소멸된다. 소멸시효는 5년이고 제척기간은 세금의 종류마다 각각 다르다. 상속세의 경우는 10년이 원칙이고 예외적으로 부정한 행위를 했거나 무신고, 그리고 거짓신고나 누락신고를 한 경우에는 15년으로 연장된다.

고성춘 조세전문변호사
따라서 이 사건에는 시효가 아니라 제척기간이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 그러면 국세청이 10년이 지난 지금도 상속세가 과세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상속인들은 당연히 “금괴의 존재를 몰랐는데 어떻게 상속재산으로 포함해 신고할 수 있었겠느냐. 적극성을 띠고 누락한 것이 아니며 부정한 행위가 없었으므로 제척기간이 연장될 수 없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예상컨대 분명 과세관청은 상속세는 다른 세금과 달리 단순과소신고에도 15년의 제척기간이 적용된다면서 과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상속재산가액이 얼마나 될지가 문제다. 절도범으로부터 돌려받은 21억원이라는 설과, 발견 당시의 시가 65억원이라는 설 등이 있는데 과세관청은 상속개시 당시의 시가를 과세표준으로 삼을 것이다. 2003년 당시 130개 금괴의 시가는 20억원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상속세율은 40%이다. 그러나 이는 본세일 뿐이고 가산세는 별개다. 가산세에는 납부불성실가산세와 신고불성실가산세가 있는데 상속인들은 금괴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했으므로 가산세 부과는 어렵다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과세관청은 몰랐다 한들 신고해태를 탓할 정당한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가산세까지 과세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피상속인은 사학재단 설립자로서 7남1녀의 자식이 있지만 “아내에게만 유산을 물려준다”는 유언장을 작성함으로써 사망 후 자식들과 어머니 사이에 상속분쟁이 있었고, 기존의 금괴 100개를 나눠 갖지 못한 자식이 있었다는 보도를 전제로 한다면 금괴가 괜히 발견됐다고 할 정도로 재산다툼으로 머리 아파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자산가의 말이 생각난다. “재산도 너무 많이 갖고 있다 보니 힘들어 죽겠어요.”

고성춘 조세전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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