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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정 도둑질’ 막겠다는 보조금대책, ‘링컨법’은 어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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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어제 국고보조금 부정수급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국고보조금을 부정한 방법으로 빼돌리면 보조사업 참여를 금지하고, 부정 수급액의 5배까지 과징금을 물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새로운 보조사업은 3년마다 계속할지 여부를 심사하고, 부정수급자를 신고하는 사람에게 주는 포상금은 2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눈먼 돈’ 취급을 받는 국고보조금이 줄줄 새는 사태를 막아보자는 취지다.

늦었지만 대책을 마련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수술 칼을 들이대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국가재정 도둑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들끓는 탓이다. 도둑질을 도둑질로 생각하지도 않는 것 같다. ‘먼저 챙기는 사람이 임자’라며 너도나도 부정한 방법으로 국고보조금을 받고자 한다. 국고보조금을 둘러싼 비리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문제를 방치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

비리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 그 실상은 엊그제 검찰수사 결과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수사 결과 국고보조금 비리로 구속된 사람은 253명. 새 나간 돈은 무려 3119억원에 이른다. 전수조사라도 한다면 부정수급 규모는 훨씬 더 클 터다. 가짜 임차인·임대인을 세우는 수법으로 서류를 조작해 조직적으로 서민 전세자금을 타 가는가 하면,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을 가짜로 만들어 고령자 정년연장 지원금을 받고, 부풀린 허위 계약서를 만들어 축사 현대화 보조금을 빼돌렸다. 나랏돈이 이런 식으로 빠져나가서는 안 된다.

국고보조금은 올해 52조5000억원으로, 전체 국가예산의 14% 안팎에 이른다. 국고보조금 횡령·유용 사례는 보건복지, 고용, 농축산임업, 연구개발, 교통·에너지, 문화, 체육, 관광 등 많은 분야에서 수없이 적발되고 있으니 몇 조원이 도둑질당하는지 그 실체조차 알기 힘들다.

정부는 보조사업 심사를 철저히 하겠다고 했다. 도둑질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뻔드르르한 서류는 얼마든지 꾸밀 수 있다. 실제 국고보조금이 어찌 쓰였는지 조사 평가해 부정수급을 찾아내는 일이 더 중요하다. 한번 적발되면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보여줄 때 도둑질을 뿌리 뽑을 수 있다.

국고보조금 관리로만 재정 도둑질을 막을 수는 없다. 방산 비리, 원전 비리에서 확인되듯 국책사업을 둘러싼 재정 도둑질은 더 심하다. 값싼 가짜 부품을 납품하고 거액을 도둑질한다. 성능시험 성적표를 조작하기까지 한다. 이렇게 빠져나가는 돈이 얼마나 되는지 집계조차 없다. 국고보조금뿐 아니라 재정을 축내는 이런 범죄도 뿌리 뽑아야 한다. ‘링컨법’으로 불리는 ‘공공재정 허위·부정청구 등 방지법’을 서둘러 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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