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이 발효되면 상품, 서비스, 투자, 금융, 통신 등의 분야에서 20년 내 순차적으로 관세장벽이 허물어진다. 상품의 경우 90% 이상 교역 품목의 관세율을 단계적으로 낮추거나 폐지하기로 했다. 우리에게 민감한 농수산 분야에서는 개방률이 품목 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 선에서 타결됐다. 역대 협상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쌀, 사과, 마늘, 쇠고기 등 614개 농수축산 품목은 개방에서 제외됐다.
중국과의 FTA는 정치,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세계 경제전쟁 속에서 양국이 손을 맞잡은 것은 남북 통일과 외교·안보 협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핵심은 경제적 효과다. 우선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협정은 우리 상품의 수출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된다. 대중국 수출은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을 모두 합친 것과 엇비슷하다. 이번 협상 타결로 우리의 경제영토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3.2%로 늘어났다. 칠레, 페루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한·중 FTA는 우리에게 13억 중국시장의 빗장이 활짝 열렸다는 뜻을 담고 있다. 경제적 파급 효과는 기존의 다른 협정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국내 제조업 일자리는 5.6%, 의료사업 일자리는 13.5%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와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우리의 경제성장률이 발효 5년 후 1%포인트, 10년 후엔 2∼3%포인트 정도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협정만 맺었다고 경제 도약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성장의 과실을 수확하려면 넓어진 경제영토에서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중국 내수시장을 성장동력으로 활용할 치밀한 전략을 짜야 한다는 뜻이다. 우려되는 부문은 농산물 개방이다. 저가 농산물의 범람으로 피해가 예상되지만 꼭 그렇게만 볼 수 없다. 친환경·고품질 농산품을 개발해 고급화 전략을 구사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FTA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농민·시민단체들은 협정 중단을 촉구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졸속 타결”이라고 했다. 협정의 마지막 관문인 향후 국회비준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앞서 체결된 한·호주 FTA는 경쟁국인 일본보다 석 달 먼저 협정을 체결하고도 비준이 미뤄지는 바람에 선점 효과를 상실할 위기에 놓였다.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 우리끼리 집안싸움만 벌인다면 어렵게 얻는 13억 시장의 기회는 허공으로 날아가고 만다. 문을 여느냐 마느냐 하는 소모적 논쟁보다 그것을 유용하게 활용할 생산적 토론을 해야 한다. 중국과의 FTA 성패는 우리 하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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