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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군·경 외엔 못쓰는 ‘반쪽 헬기’ 수리온

1조3000억원 들여 개발하고도 민수용으로 못써
당초 군용 인증… 업계 “법 바꿔 내수·수출하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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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27 06:00:00      수정 : 2014-10-27 15:29:56
막대한 혈세를 들여 개발한 한국형 헬리콥터 수리온이 항공법 등 관련법 미비로 대부분의 국가 기관에서 관용 헬기로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1년부터 2012년까지 1조3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국산 헬기가 수요가 한정된 군과 경찰 외에는 민간 영역에서 활용될 수 없는 ‘반쪽짜리’로 전락한 것이다. 관련 업계 등에서 뒤늦게 관용 헬기 사용 확대를 위한 법령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26일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는 국무총리실과 국토교통부, 미래창조과학부, 방위사업청, 국립전파연구원 등에 항공법 등의 개정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냈다.

건의의 핵심은 방위사업청과 국토부가 따로따로 주관하는 감항인증(항공기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 증명)을 통합하거나 상호 인증토록 해달라는 것이다. 군용항공기 감항인증을 획득한 수리온은 군과 경찰청, 해양경찰청에서는 운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국토부의 항공법을 적용받는 소방방재청, 산림청에서는 운용이 불가능하다. 또 현재의 항공법으로는 설계 단계부터 국토부가 함께 참여한 경우만 인증을 받을 수 있어 그렇지 않은 수리온은 인증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무선통신 장비 인증도 제각각이다. 수리온에 같은 무선장비를 장착해도 경찰·해경청에서 사용하면 전파적합 인증대상에서 제외되나, 소방·산림청은 인증 적용 대상이다. 반면 외국에서 제작된 헬기에 탑재된 장비는 전파적합성 평가에서 면제된다.

이처럼 감항·전파인증이 불가능해 국산 헬기의 내수 확대는 물론 수출에도 심각한 타격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군용헬기 보유 세계 7위, 민수헬기 보유 35위에 올라 있지만 그동안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했다. 경찰·해경·소방·산림청 보유 전체 헬기 107대 가운데 수리온은 경찰청 소속 2대(1.9%)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재 관용 헬기의 기령을 통해 본 수리온의 향후 20년간 판매 전망은 62∼83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법 개정 등 특단의 조치가 없을 경우 이 물량이 다시 외국산으로 채워진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국내 헬기산업을 발전시키고, 국산 헬기의 수출 산업화를 달성하기 위해 국책사업으로 추진한 수리온에 대한 정부의 미진한 대응을 탓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개발 과정에서 내수·수출 확대를 발목 잡는 제도를 미리 손보지도 않았고, 업계에서 제도 개선 요구가 쏟아져도 적극 대응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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