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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춘의세금이야기] 차명재산을 찾아온 보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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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8-26 21:49:15 수정 : 2014-08-26 21: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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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고인이 된 어느 거물정치인 갑의 유가족이 측근을 상대로 낸 600억원 상당의 부동산 소유권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세간에 유명하다. 필자는 이런 사건을 볼 때마다 ‘돈은 돌고 도는 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출중한 자금동원력을 가진 정치인이라 하더라도 그가 모은 돈은 결국 세금으로 나가기 때문이다. 권력은 돈이 아쉽고 돈은 권력이 부럽다. 기업은 돈을 벌기 위해 권력을 등질 수 없다. 비자금이 필요하다. 결국 비자금의 종착지는 권력자이다. 권력자는 돈을 받으면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고성춘 조세전문변호사
최근 일련의 국회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의 단서는 전직 보좌관이나 운전기사였다. 이해관계가 일치할 때는 비밀을 유지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얼마든지 무서운 적으로 돌변할 수 있다. 거물정치인이었던 갑이 명의신탁했다고 하는 시가 600억원을 호가하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18층 건물과 해당 부지에 대한 관련 재판이 모두 마무리됐다. 갑은 죽기 직전 친구에게 차명재산의 존재를 알려줘 유족이 차명재산을 찾을 것을 원했다. 갑의 유족은 현재의 명의자인 을에게 차명재산의 반환을 요구했으나 을은 갑으로부터 매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반환을 거부했다. 결국 유족은 을을 횡령으로 고소했다. 그러나 형사법원은 을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을이 갑으로부터 토지와 건물을 명의신탁받아 이를 관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강한 의심이 든다고 하면서도 그러한 사실이 확신을 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민사법원은 위 형사판결과 전혀 다르게 선고했다. 1심에서 명의신탁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을이 승소했지만, 이어진 2, 3심 재판에서는 명의신탁으로 인정되면서 유족이 승소했다. 드디어 유족은 600억원이나 되는 차명재산을 반환받을 수 있게 됐다.

문제는 과징금이었다. 명의신탁에 대해서는 신탁된 부동산 가액의 30% 이내에서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180억원이나 되는 거액을 과징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유족들은 명의신탁에 따른 과징금을 납부할 필요가 없었다. 그 이유는 과징금 부과 이전에 이미 명의신탁자인 갑이 사망했기 때문이다. 과징금이 부과된 이후 갑이 사망하면 이미 부과된 과징금채무는 상속인에게 상속될 수 있지만, 과징금부과 이전에 갑이 사망하면 과징금부과 자체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유족들은 이러한 법리에 쾌재를 불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금의 길목은 피하기 어렵다. 민사판결이 선고되자마자 국세청은 즉시 상속세 세무조사를 나왔다. 그리고 세금을 고지했는데 그 액수를 대략 짐작하건대, 상속세 과세표준은 30억원이 넘으면 50%가 세금이다. 그러면 600억원의 50%인 300억원이 상속세 본세이고 여기에다가 가산세 특히 부당신고가산세는 산출세액의 40%이고 납부불성실가산세는 1년에 약 11%가 된다.

가산세 부담이 거의 본세 정도 된다면 차명재산을 괜히 찾아왔다는 푸념이 들 정도일 것이다. 이런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고 재산을 찾아올 수 있다며 무작정 소송하자는 것은 세금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고성춘 조세전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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