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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 살리는 ‘한국판 근혜노믹스’ 검토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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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이 어제 출항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취임식에서 “경기가 살아나고 심리가 살아날 때까지 거시정책을 과감하게 확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했다. 앞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경제 회복에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겠다”고도 했다. 성장의 불씨를 지피기 위한 경제수장의 의지가 엿보인다.

우리 경제는 저성장의 수렁에 빠져 있다. 소비, 투자, 고용 어느 것 하나 성한 것이 없다. 퇴행적 악순환만 반복한다. 선순환으로 돌려놓자면 한두 가지 처방으로는 어렵다. 재정과 통화를 아우르는 다양한 정책 조합이 요구된다. 얼어붙은 경제심리를 녹이기 위한 재정정책이 필요하다. 최 부총리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대신 올해 하반기에는 다양한 수단의 재정 보강을 동원하겠다”고 했다. 시간이 걸리는 추경보다 당장 집행이 가능한 각종 기금과 정책금융을 동원하겠다는 뜻이다. 옳은 방향이다. 작년 추경에서 쓰지 못한 예산은 4조원에 이른다. 주먹구구로 추경을 짠 결과다. 빚을 내 추경을 짜기보다 실질적으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재정정책이 이루어져야 한다.

문제는 통화정책과의 조합이다. 통화정책 수장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시선은 전혀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다. 그는 어제 “기준금리를 낮추면 가계의 상환 부담이 줄지만 가계부채 증가로 소비 여력을 제약하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또 불협화음을 예고하는 말이다. 선진국처럼 양적완화를 해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선진국과 국내 경제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이 총재의 주장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경기부양에 총력을 쏟는 마당에 엇박자를 내는 것은 노를 거꾸로 젓는 행위나 진배없다. 한은은 그간 경제회생을 위해 별로 한 일이 없다. 기준금리는 14개월째 꽁꽁 묶어두고 있다. 앞으로도 노를 다른 방향으로 저을 것인지 묻게 된다.

경기부양에서 핵심은 소비와 투자 심리를 회복하는 일이다. 1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3월말 516조원에 이른다. 5년 전 271조원과 비교하면 배에 가깝다. 이들 유보금의 10%만 투자로 이어져도 추경보다 몇 곱절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강력한 규제개혁을 단행해야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똑같은 차원에서 부동산시장의 ‘한겨울 옷’도 과감하게 벗어 던져야 한다. 지금처럼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어서야 전방위적인 내수시장의 활성화는 기대하기 힘들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분양가상한제와 같은 낡은 규제부터 손질해야 한다.

최 부총리는 “우리 경제현상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패턴과 유사하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의 일본은 다르다. 통화·재정·산업정책을 총동원한 아베노믹스로 장기불황의 늪을 탈출한 지 오래다. 일본만 그런가. 유럽연합(EU)도, 미국도 강력한 부양정책을 가동하고 있다. ‘한국판 근혜노믹스’를 검토해야 한다. 시기를 놓치면 경제 살리기는 더 어려워진다. 국회도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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