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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시설 안전점검 겉핥기식…정부인증도 못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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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안전점검 도마에 세월호 참사에 이어 요양병원 화재로 정부에 대한 신뢰가 또 다시 추락하고 있다. 정부가 인정한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몸을 가눌수 없는 노인들이 숨졌다. 총체적인 위기 난국을 타개할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정부가 인증한 요양병원


28일 참사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전남 장성군 효실천사랑나눔요양병원(효사랑병원)은 정부의 인증을 통과한 ‘안전한’ 요양병원이었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 따르면 효사랑병원은 2008년 첫 요양병원 평가 당시 종합 2등급을 받았다. 당시 평가자료를 살펴보면 병상이나 욕실 등에 응급호출 시스템을 갖추지 않았고, 7인실 이상 다인실 비율은 전체 평균 48%보다 높은 97.4%에 달했다.

지난달 발표된 첫 공식평가에서는 응급호출 시스템을 보완했고 병실과 복도의 턱을 제거하는 기본적인 안전조치를 했다. 복도나 화장실 안전손잡이는 일부만 설치했다. 그러나 바뀐 기준이 반영돼 평가에서는 3등급(67∼75점)으로 한단계 떨어졌다. 전국 요양병원 1200여곳 가운데 공식 인증을 받은 곳이 255곳인 점을 감안하면 상위 58.4%인 3등급도 시설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아직 921곳은 정부 인증을 받지 않은 상태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보건복지부의 위탁을 받아 전국 의료기관을 평가한다.

평가는 인증원 전문위원 4∼5명이 요양병원에 나가 ▲환자 안전보장 활동 ▲진료전달체계 ▲진료지원 등 정부가 정한 203가지 항목에 대한 조사 기준을 충족하는지 살피는 것이다. 모든 요양병원은 2016년 말까지 인증을 마쳐야 한다.

◆겉치레에 그치는 안전점검

이번 사고로 정부 인증제도의 허술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인증기준 가운데 ‘화재’와 관련된 안전관리 활동을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평가항목표에 따르면 ‘화재 안전관리 활동 계획이 있다’, ‘활동계획에 따라 화재 예방점검을 수행한다’, ‘직원은 소방안전에 대해 교육을 받고, 내용을 이해한다’, ‘금연에 대한 규정이 있다’, ‘금연규정을 준수한다’ 등 대부분 계획과 교육 정도를 평가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최근 진행된 지방자치단체 현장점검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관내 소방서와 합동으로 1년에 두 차례 화재에 대비한 모의 소방훈련이 진행되지만 이 역시 얼마나 효과적일지 의문이다. 올해 훈련은 6월로 예정돼 있다.

28일 전남 장성군 삼계면 효사랑병원 별관 병동이 화염에 검게 그을려 있다. 이날 새벽에 발생한 화재로 몸이 불편한 70∼90대 환자 21명이 목숨을 잃었다.
장성=연합뉴스
요양병원과 관련한 정부의 허술한 법규도 문제다. 병원으로 분류해 놓고도 노인요양시설보다 부실한 규정을 두고 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많아 사고 시 관리인력의 대응이 중요한데도 의사나 간호사에 대한 인원 규정 외에는 관리인이나 요양보호사, 사무국장이나 사회복지사 등에 대한 규정이 없다. 반면 노인요양시설만 하더라도 관련 인원에 대한 인원 규정이 명시돼 있다.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요양병원 설립 기준이 일반병원보다 느슨해 과잉공급 상태인 데다 인력기준 등에 미달하는 사례도 상당수”라며 “인력 조건 등 요양병원 개설 기준을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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