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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춘의세금이야기] 내 이름을 드러내지 않는다

관련이슈 고성춘의 세금이야기

입력 : 2014-05-13 22:25:48 수정 : 2014-12-08 15: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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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명참사가 벌어진 해운회사의 실질적 사주로 추정되는 구원파 교주가 오대양 사건으로 징역 4년을 살았을 때 앞으로 자신이 법적책임을 지는 일이 없게끔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필자가 보건대 아마 그만의 다짐이 아닐 것이다. 사업으로 많은 돈을 벌면 벌수록 항상 그런 욕구가 존재한다.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해 대주주의 책임을 회피하거나 소득을 차명으로 분산시켜 누진세율의 적용을 피하고 싶은 게 돈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인지상정이다.

고성춘 조세전문변호사

국세청은 체납발생일로부터 1년이 경과하고 5억원 이상인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을 국세청 홈페이지와 관보, 세무서 게시판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체납액이 세수 규모에 비례해 매년 10%씩 증가하고 체납액 중 현금납부비율이 36∼39%에 불과한 현실을 감안해 악의적 체납자에게 명단 공개로 압박을 가하고자 하는 것이다. 국세청 홈페이지로 들어가면 개인체납자와 법인체납자로 구분해 공개하고 있다.

갑은 체납액이 수십억 원인 사업자다. 그럼에도 그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 세금 걱정하는 주위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 있었다. “어차피 내가 죽어버리면 다 끝나는데 세금 뭐 하러 내.” 그는 고령임에도 피부관리에 돈을 아낌없이 쓰다 보니 얼굴로만 보면 몇십 년 더 살 것같이 주름 없는 얼굴을 자랑했다. 그는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돈을 흥청망청 쓰면서도 정작 그에게 부과된 세금은 내지 않았다. 그가 세금을 내는 기준이 있었다. ‘나에게 고지된 세금은 내지 않는다. 다만 처자식 명의로 고지된 세금은 어쩔 수 없이 낸다.’ 이상하게도 그는 조세포탈죄로 고발도 되지 않았다. 게다가 고액체납자에게 행해지는 출국금지조치도 그에게는 없다 보니 외국에 자주 여행을 다녔다. 그는 서울 강남에 있는 비싼 술집을 단골로 정해 놓고 다닐 정도로 술을 무척 좋아했다. “술이 없었다면 나는 진작 죽었을 것”이라는 말을 항상 하곤 했다. 술집에서 1년에 1억원 이상씩 먹다 보니 5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외상 술값으로 정산한 적도 있다고 떠벌렸다. 그는 호주머니에 돈 1000만원씩을 가지고 다니지 않으면 불안하다며 자기 지갑을 주위 사람에게 자랑 삼아 보여주기도 하고 입만 열면 ‘억’은 돈도 아니라고 뻐겼다. 그의 아내 명의로 돼 있는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보면 근저당권 설정 등 온통 담보권 일색이다. 재산을 지키기 위해 가공의 채권으로 일부러 위장된 선순위 저당권자를 만들어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할 정도다. 그는 모든 법률행위를 처자식의 명의로 했다. 실제 뒤에서 모든 행위를 한 것은 그였다. 그러다가 결국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그의 소득으로 세금이 고지되었다. 물론 그 세금은 내지 않았다.

구원파 교주도 이런 식으로 재산을 불렸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그를 비호했던 세력이 있었다고 한다. 세상에는 이런 부류의 고액상습체납자가 있는가 하면 경제적 곤란 때문에 체납자로 몰린 사람도 있다. 전자는 교묘하게 법망을 피하고 후자에게만 법이 엄격하게 적용된다면 이는 문제이다.

고성춘 조세전문변호사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본 신문은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관련 기사에서 오대양 사건 당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가 그 배후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에 대해 인천 지방검찰청은 공문에서 오대양 사건이 “당시 수사기록 검토 결과 집단자살이 구원파 측이나 유병언 회장과 관계있다거나 5공 정권의 비호가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혀와 이를 바로 잡습니다. 또 기독교복음침례회는 평신도들의 모임으로 목사라는 직위가 없어 오대양 사건 당시 유병언 전 회장이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목사로 재직한 사실이 없으며 세월호 이준석 선장은 신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어 이를 바로잡습니다.

한편, 유 전 회장 유족 측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주식은 물론, 청해진해운의 대주주인 천해지, 천해지의 대주주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주식을 전혀 소유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세월호의 실소유주가 아니고, 유 전 회장은 높낮이모임을 통해 회사 경영에 참여한 사실이 없으며, 유 전 회장 일가의 추정재산 중 상당수의 땅은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이 유기농 농산물 재배를 목적으로 설립된 곳으로 유 전 회장의 소유가 아니고, 해외에 어떤 부동산도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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