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의 화법은 김중수 전 총재와는 확연히 달랐다. 김 전 총재의 화법이 화려하고 모호하다면 이 총재는 담백하고 간결했다. 금통위 회의 분위기도 달라졌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전보다 부드러워졌다”고 말했다. 이런 특성 때문인지 이날 회의도 일찍 끝나 기준금리 결정 발표시간이 과거보다 15분가량 당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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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취임 후 첫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허정호 기자 |
향후 기준금리 방향은 인하보다 인상 쪽이다. 지속되는 경기 회복세, 미국 출구전략 진행 등 대내외 여건이 서서히 인상 필요성을 키울 전망이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와 관련해 “수요부문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생겨 물가 안정을 저해할 상황이 되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물가가 상승 조짐을 보이면 신속히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올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중반대로 오르면서 과거의 흐름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 논의는 하반기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양적완화 종료와 이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 기조나 물가상승 압력을 고려했을 때 이르면 3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제 기준금리가 조정되지 않더라도 미국 지표 개선 등 여건에 따라 시장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선반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진 금융연구원 부실장도 “기준금리는 계속 동결되다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속도에 보조를 맞춰 10월 전후로 한 차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8%에서 4.0%로, 내년은 4.0%에서 4.2%로 높였다. 통계방식 개편에 따른 것이라 0.2%포인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이보다는 수출보다 내수 기여도가 커진 점 등 질적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4.0%에서 수출 기여도는 내수 기여도가 2.0%포인트로 수출 기여도 1.9%포인트보다 높다. 소수점 한 자릿수로 단순화하다 보니 둘의 합이 성장률과 정확히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 2011년 성장률 3.7% 중 수출 기여도가 3.1%포인트에 달하는 등 최근 수년간 내수는 위축세가 이어졌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2.3%에서 2.1%로 낮췄다. 경상수지는 올해 680억달러, 내년 580억달러 흑자로 전망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사상 최대인 작년 실적(798억8000만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종전 전망치(550억달러)보다는 130억달러 늘었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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