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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韓銀, 경제·통화정책 조화 이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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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부총리·이주열 총재 면담 “저도 74행번입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한국은행을 방문했다. 전날 취임한 이주열 총재를 축하하기 위해서다. 오후 2시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 도착한 현 부총리의 일성은 “나도 한은 출신”이었다. 현 부총리의 이력에 기록되지 않은 ‘스펙’이다. 한은 입행 기준으로 77행번인 이 총재의 3년 선배인 셈이다.

두 사람의 만남이 단순한 축하 자리는 아니다. 국가 경제정책의 양축인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수장의 만남이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이날 20여분간의 비공개 면담의 키워드는 ‘협력’과 ‘조화’였다. 면담에서 “정부 경제정책과 한은 통화정책 간 조화를 이룸으로써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하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한은은 밝혔다.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도 현 부총리는 “기재부와 한은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운용함에 있어 항상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거나 “이 총재의 취임을 축하하고 양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려는 차원에서 브라질에서 귀국한 즉시 오게 됐다”며 협력을 강조했다. 현 부총리는 미주개발은행(IDB) 총회 참석차 지난달 28일 출국했다가 이날 귀국했다.

초상화 선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이주열 신임 총재에게 이 총재의 모습이 그려진 초상화를 선물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이 총재에 대해선 “신망을 받을 뿐만 아니라 물가, 고용, 지속적인 성장 등에 있어서 모두 균형 잡힌 시각을 가졌고 리더십이 탁월한 분”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제부총리가 한은을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에 현 부총리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도록 해야 한다. 저도 한은에 1974년 입행했던 한은 출신인 만큼 축하하려고 방문했다”며 한은 출신임을 다시 강조했다. 이 총재는 “2009년에도 (윤증현 당시 기재부 장관이) 한은을 방문했던 만큼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라며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현 부총리는 “빈 손으로 올 수 없었다”면서 이 총재의 초상화를 선물로 건넸다.

두 사람의 이력, 성향으로 볼 때 협력과 조화의 기반은 넓어보인다. 이 총재도 취임사에서 “성장이나 고용에도 통화정책의 중점이 두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관심을 끌고 있다”면서 “통화정책 운영체계가 국민의 시대적 요구를 담아낼 수 있을지 깊이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대 변화에 발맞춰 통화정책의 목적을 확장해야 한다는 유연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현행 한은법은 1조1항에서 ‘물가 안정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1항)을 통화신용정책의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마찰과 갈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장기 시계를 요구하는 통화정책은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는 정부 정책과 충돌하기 십상이다. 당장 미국 출구전략에 따라 서서히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게 될 텐데 이를 두고 양측 입장이 어긋날 개연성이 작지 않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가 상승하더라도 가계가 감내할 수 있을 것”(국회 청문회)이라는 생각이지만 부동산 경기부양으로 내수를 살리려는 정부로서는 금리 인상 시기를 최대한 늦추려 할 가능성이 짙다. 향후 ‘금리 인상’은 정부·한은의 협력과 조화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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