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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봉제 임금체계 직무·능력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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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개편 매뉴얼 발표
복잡한 임금구성 단순화 하고 40세 후 역할·직무급으로 분화
사실상 임금피크제 도입 권고
앞으로는 오래 근무해도 자동으로 월급이 오르는 일이 없어질 것 같다. 정년 연장으로 60세까지 근무하는 대신 차별화된 임금을 받는 새로운 임금체계 권고안을 정부가 발표했다. 정부가 기업에 임금피크제 도입을 사실상 권고한 것이다.

정부가 노동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임금체계 개편안을 내놓은 이유는 ‘통상임금 확대’와 2016년부터 시행될 ‘60세 정년 연장’에 따른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개편안이 법적 강제성은 없지만 임단협에서 기업 측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가늘고 길게’ 받는 임금

고용노동부가 19일 배포한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은 기본급 중심의 임금 구성을 단순화하고 연공급 대신 직무급·직능급 도입, 성과와 연동한 상여금 또는 성과급의 비중 확대 등이 핵심이다. 직능급은 직무의 난이도와 숙련도에 따라 임금을 차별화하는 방식이다. 직무급은 회사의 부장, 차장 등 직무에 따라 차이를 두는 것이다.

정부가 권장하는 임금 구성 단순화는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수당과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통합하고, 기타 수당은 직무가치나 직무 수행 능력, 성과 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통폐합하는 것이다.

또 근속기간에 따라 호봉을 승급하는 대신 개인 성과에 따라 차등적으로 호봉을 올리는 임금체계도 권장했다. 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근무기간에 따라 계속 임금이 올라갈 경우 기업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고용부는 임금직무체계 개선 컨설팅 지원과 임금피크제 지원금 등 ‘당근’을 꺼내며 임금체계 개편을 돕겠다고 밝혔다. 본래 임금체계는 노사 간 협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사안이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전원합의체 판결을 내려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자, 정부는 기업의 부담을 덜고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가 19일 기본급 중심으로 임금 항목을 단순화하면서 연공서열을 줄이고 성과와 연동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을 내놓자 재계는 환영했지만 노동계는 반발했다. 사진은 지난해 2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통상임금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정부의 통상임금 특강을 듣고 있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임금체계 적용되면 어떻게 되나

호봉제인 은행 사무직은 퇴직 시까지 높은 임금 수준을 유지하는 대표적인 직업군이다. 노동부는 이번 매뉴얼에서 은행 사무직 근로자에게는 기본급을 숙련급으로 지급하다가 40세 이후에는 역할급과 직무급으로 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기본급이 낮고 시간외 수당이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 생산직의 경우에는 정년을 연장하는 대신 직무 전환 등을 통해 임금피크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병원 간호사의 경우에는 호봉급 비중이 절반(56%) 수준으로 성과를 반영할 수 있는 임금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박화진 노동부 노사협력정책관은 “산업현장에서 임금체계 매뉴얼을 토대로 노사 간 대화를 통해 임금체계를 개편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올해는 조선업 생산직과 IT(정보통신) 제조업, 운수업의 임금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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