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조치는 임대차시장을 전세에서 월세로 바꾸는 지난달 26일 대책을 긴급 보수한 성격을 띤다. 이 대책은 나오자마자 신랄한 비판에 부딪혔다. 임대소득 분리과세 방침은 영세 소득자의 세금 부담을 늘린다는 지적을 받았고, 월세 세액공제는 고소득자와 저소득자의 형평성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월세 과세 소급적용 역시 임대주택 공급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왜 이런 사태가 빚어졌는가. 정교하지 못한 조세정책 탓이다. 정책의 효과는 전방위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조세정책의 경우 그렇다. 세제 변화가 미칠 파장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설익은 정책을 내놓다 보니 온 곳에 문제가 터져나오는 것이다. 탁상행정이 빚은 당연한 결과다.
이런 부실정책에 ‘선진화’ 명패까지 단 정부 태도는 더 한심하다. 정책이 엉성하고 오락가락하면 성공은커녕 후유증만 커진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지난 이명박정부에서 23번이나 부동산대책을 쏟아내고도 별 효과를 얻지 못한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출범 1년을 맞은 박근혜정부가 과거 정부의 실패를 답습해서야 되겠는가.
이번 조치가 주택임대의 공급 측면을 등한시한 점은 아쉽다. 전국 아파트 전세금은 78주째 오르고 있다. ‘나는 전세값’을 잡으려면 전세 수요를 월세로 전환하는 소극적 대응으로는 어렵다. 우리나라의 공공임대주택은 전체 주택의 5%로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민간의 전월세 공급 물량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전세 안정의 출구가 열린다.
땜질투성이 졸속정책으로는 서민의 주거 안정을 기대할 수 없다. 주택정책이 치밀해야 시장의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급하다고 바늘을 허리에 묶고 허둥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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