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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트 커플, 결혼 사흘만에 함께 박사학위 받아

입력 : 2014-02-25 16:44:38 수정 : 2014-02-25 16: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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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트(GIST·광주과학기술원) 학위수여식에서 10년간 함께 환경공학을 연구해 온 ‘잉꼬 커플’이 결혼에 이어 함께 박사학위를 받아 주목을 받았다.

25일 지스트에 따르면 이날 열린 2013학년도 졸업식에서 환경공학부 박용은(33)·김현정(여·30)씨 부부가 나란히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씨 부부는 학위수여식 3일전인 지난 22일 결혼식을 올렸다.

박씨는 기후변화에 의해 유역 내 오염물질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연구로, 김씨는 역삼투막을 이용한 정수처리 과정에서 미생물이 막을 오염시키는 과정에 대한 연구로 각각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씨 부부는 2004년 경북대 환경공학과에서 ‘복학생 오빠’와 ‘같은 과 후배’로 처음 만났다. 학교 체육대회 때 여자발야구 종목의 코치(박씨)와 선수(김씨)로 만난 게 인연의 시작이었다. 공통점이 많았다. 기숙사 생활, 농사짓는 부모님, 같은 전공. 식당과 도서관을 함께 오가던 두 사람은 어느새 연인이 됐다.

 ‘경상도 커플’이 광주에 있는 지스트의 문을 두드리게 된 계기는 김씨의 인턴 생활이었다. 김씨는 “지스트에서 한 달간 대학생 인턴으로 생활하면서 교수님들의 연구 비전이 뚜렷하고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시려는 열정이 남다르다고 느꼈다”며 “나를 성장시켜줄 학교라는 생각에 지스트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씨 권유로 지스트 대학원 오픈랩(Open Lab)에 참가한 박씨도 “장학금 제도와 연구 시설, 액티브(active) 한 연구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2007년 대학 졸업 후 두 사람은 지스트 환경공학부 석사과정에 나란히 입학했다. 박씨와 김씨는 각각 환경시스템공학연구실과 에너지바이오텍연구실에서 2년간 공부한 뒤, 2009년 박사과정에도 동시에 진학했다.

박사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공부할수록 좌절감만 느끼는 때도 있었다. 그럴수록 두 사람은 서로를 다독이며 연구에 매진했다. 학교 체육관에서 탁구를 치거나 ‘맛집 데이트’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박씨는 “광주과학기술원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함께 하며 대학원 생활과 인생의 목적을 분명히 할 수 있었다”며 “같은 학부 커플로서 실험실 생활이 어떤지 연구 과정에서는 어떤 점이 어려운지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10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한 두 사람은 3월 중 미국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지도교수인 김준하 교수(환경공학부)의 추천을 받은 박씨가 미국 농무성 산하 연구소 박사후 연구원으로 선발됐기 때문이다. 김씨도 미국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할 생각이다. 학위수여식과 출국 준비로 미뤄둔 신혼여행은 미국과 가까운 멕시코 휴양지 칸쿤으로 다녀올 예정이다.

박씨는 “많은 혜택을 받으며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지스트에서의 생활은 영어에 대한 자신감, 연구에 대한 열의,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 등 많은 것을 얻은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졸업생으로서 지스트에서의 추억과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더욱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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