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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乙' 임차인의 권리 행사…쩔쩔매는 임대인

입력 : 2014-02-17 09:29:43 수정 : 2014-02-17 10: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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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앞두고 있는 K씨(58)는 최근 구로동에 있는 상가를 6억20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임차인이 보증금 5000만원, 월세 300만원에 세 들어 있어 대출을 활용하지 않고도 6.3%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다 30% 정도인 1억8600만원을 4%대의 대출을 받을 경우 이자를 내고도 7.4%정도의 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어서 실투자 여력인 4억원을 가지고 매매를 결정했다.

계약 전 임차인이 5년째 세 들어 있는 상태여서 임차인이 크게 변동될 것 같지도 않았기 때문에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

매매 잔금을 치르고 내심 새 주인으로 바뀐 자신에게 다소곳할 임차인을 생각하며 임차인을 만난 뒤 왠지 데면데면한 임차인이 성격이 싹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면서 장사하는 사람이 성격이 뻣뻣하다고 여겼지만 이틀 뒤 임차인의 계약해지 통보로 인해 낭패를 겪게 될 줄은 몰랐다.

일반적으로 상가 임대인은 ‘갑’이고 임차인은 ‘을’이라는 생각에 익숙해 있던 K씨는 ‘을’인 임차인에게 왜 쩔쩔매게 됐을까.

이는 묵시적 계약 연장으로 5년째 임대차 관계가 유지되고 있던 상태에서 인근의 지하철역 주변으로 큰 규모의 대형 경쟁업소가 개업한 후 매출 급감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던 임차인이 임대인의 매매 거래시 임대인은 임차인의 권리를 지켜주어야 하는 반면, 임차인은 임대인의 변경을 사유로 임대계약의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해지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K씨는 임차인이 나갈 경우 새 임차인을 구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자칫 임차인이 빨리 구해지지 않을 경우 임대 공실에 따라 일부 대출 활용으로 투자한 금리와 관리비 부담까지 떠안게 될 수도 있게 되자 ‘을’이라고 생각했던 임차인에게 쩔쩔매게 된 것이다.

실제로 대법원 판례(1998.9.2 선고 98마 100결정)를 보면 “임대차계약에 있어 임대인의 지위의 양도는 임대인의 의무의 이전을 수반하는 것이지만 임대인의 의무는 임대인이 누구인가에 의하여 이행방법이 특별히 달라지는 것은 아니고, 목적물의 소유자의 지위에서 거의 완전히 이행할 수 있으며, 임차인의 입장에서 보아도 신 소유자에게 그 의무의 승계를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임차인에게 유리할 수도 있으므로 임대인과 신소유자와의 계약만으로서 그 지위의 양도를 할 수 있다 할 것이다. 이 경우에 임차인이 원하지 아니하면 임대차의 관계를 임차인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어서 스스로 임대차를 종료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공평의 원칙 및 신의 성실의 원칙에 따라 임차인이 곧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승계되는 임대차관계의 구속을 면할 수 있고, 임대인과 임대차관계도 해지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나와 있다.

즉, 새로운 임대인은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해주어야 하나 임차인은 임대인의 변경시 기존 임대차 계약의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상가투자 정보업체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는 “오랜 시간 임대차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임차인이라도 임대인의 변경에 따른 임대차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임차인이 있는 상가의 매매 계약을 할 경우 기존 임차인의 계속 임차 의지가 있는지 매매계약서 작성 전에 확인하고, 매매 계약과 동시에 임차인과도 임대차 계약을 유지하겠다는 내용을 문서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존 상가의 매매 거래시만 이런 주의점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의 공실 분양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선임대를 완료하고 분양하는 분양상가 중에도 유사한 위험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차 활성화를 위해 렌트프리나 임대료 보조 등과 같은 혜택을 받고 입점한 임차인들도 오픈 후 기대만큼 매출이 오르지 않는 경우 잔여임차 기간에 대한 임대차 기간만 유지하고 임대 계약을 끝내려는 임차인들도 있다.

또한 권리금을 통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기존 임대인에게는 임대차 계약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장기간 권리금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기존 임대인에서 새 임대인으로 변경될 때 사전에 자신의 의사확인을 하지 않고 임대인간의 매매거래가 이루어진 후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경우들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선종필 대표는 “선임대가 완료된 신규분양 상가라 하더라도 잔여임대 기간이 길게 남겨져 있는지, 상가 분양을 받은 후 현재 임차인이 계속 임대차를 유지하겠다는 의사가 있는지 등을 사전에 문서화 해둬야 하는 것은 기존상가 매매 거래나 분양 상가나 모두 같기 때문에 임차인이 있는 거래시 임차인의 의사확인과 문서화는 필수”라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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