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새누리당도 어제 긴급 당정회의를 열어 재발방지 방안을 논의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정확한 상황과 피해 등을 국민에게 알리고 책임자 처벌을 대폭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금융당국은 금융그룹 자회사끼리 고객정보를 함부로 공유하는 행위를 통제하는 후속대책을 마련했다. 특별검사도 벌이기로 했다.
예전에 익히 보던 모습이다. 사고가 터지면 회사는 사과하고 당국은 일제 점검을 벌인다. 관련자를 엄벌하겠다는 경고도 내보낸다. 파장이 전례없이 컸던 탓인지 정부와 정치권이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 그나마 달라진 풍경이다.
이런 판박이 대응으로는 ‘카드 공황’으로 번지는 국민 불안을 씻어내기 어렵다.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카드사의 예방노력과 신속한 상담·보상은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금융회사와 당국의 통렬한 자기반성과 책임이 전제돼야 한다. 그동안 금융사들은 손에 잡히는 이익에 급급한 나머지 유출사고 예방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사고 예방을 게을리한 경영진에 대한 문책은 불가피하다.
금융당국이 파수꾼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부실한 관리감독과 솜방망이 처벌이 초대형 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이번 같은 대량 유출이 발생해도 금융사에 부과되는 과태료는 최고 600만원이 고작이다. 고객정보를 유출하더라도 해당 금융사에 대한 영업정지 역시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법 개정을 통해 처벌조항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소는 잃었더라도 외양간만은 제대로 고쳐야 한다. 그래야 재앙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허술한 금융 보안망을 손질하고 법제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신용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후진적 금융사고는 이번 한 번으로 그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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