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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상) 공공기관 부채 ‘폭탄돌리기’고리 끊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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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채무보다 많은 공공기관 빚… 한국경제 위협 ‘뇌관’
정부는 공공기관의 과다한 부채, 방만한 경영 근절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꼽았다. 공공기관을 상대로 부채 감축의지가 없는 기관장은 임기에 관계없이 해임하겠다고 경고하는 한편 기관장 보수는 물론 임직원의 복리후생 ‘거품’도 빼겠다고 벼르고 있다.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이다. 공공기관의 부채 실태를 점검하고, 진통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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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말 기준 우리나라 국가채무는 443조1000억원으로 같은 해 국내총생산(GDP) 1272조5000억원의 34.8%에 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GDP 대비 국가채무 평균비중인 108.8%는 물론이고 일본(219.1%)과 미국(106.3%), 영국(103.9%), 독일(89.2%) 등 주요 선진국에 견줘도 비교적 탄탄한 재정으로 보인다.

그러나 숨겨진 ‘빚 폭탄’인 공공기관 부채를 감안하면 사정은 다르다. 2012년 말 공공기관 전체 부채는 493조3000억원으로 국가채무보다 많다. 국가채무와 더하면 GDP의 73.6%까지 치솟는다. 이에 더해 지방 공공기관 부채까지 합치면 공공부문의 빚은 GDP의 79.3%로 커진다. 통상 GDP 대비 부채비율이 80%에 이르면 재정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이 재정위기 무풍지대가 아닌 셈이다. 정부가 지난해 연말부터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내세워 대대적인 부채감축을 지시하는 것은 이처럼 공공기관의 빚이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부채 증가속도가 가파르다는 것도 문제다. 2007년 249조2000억원에서 2012년 493조3000억원으로 급증해 5년 만에 거의 배 수준이 됐다.

2012년 전체 공공기관 부채의 83.6%를 차지한 한국전력공사 등 12곳을 ‘과다 부채’ 기관으로 지목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들 12개 기관 중 에너지,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10곳은 2004∼2012년 연평균 30조7000억원(17.8%)씩 무서운 속도로 부채가 늘어났다. 이들 기관은 부채 급증으로 이자 부담은 커졌지만, 수익은 제자리걸음에 그치고 있다. 지나친 부채에 따른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다시 빚을 내는 악순환이 부실로 가는 지름길인 것이다. 이들 12개 기관은 2012년 이자비용으로만 하루 평균 214억원을 지출했다. 이 중 7곳은 적자 살림에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바람에 빚을 갚으려고 다시 빚을 내는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4개 기관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부실을 키우고 있다. 재무역량에 비해 비용부담이 지나친 사업을 맡아 공공기관 적자가 구조화된 만큼 서비스에 필수적인 자산을 뺀 모든 자산을 매각하는 등 특단의 조치 없이는 부채 증가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는 “공공기관 부채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한국 경제가 망하도록 놔두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당장 공공기관이 자산을 매각해 빚부터 청산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감당하지 못할 빚을 갚지도 못하면서 임직원에게는 지나친 복리후생을 퍼주고 ‘고용세습’을 보장하는 공공기관의 행태는 고강도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적 공감대에 불을 지폈다.

한국석유공사는 자립형 사립고, 특수목적고에 다니는 자녀를 둔 직원에게 수업료 전액을 지원하는 도덕적 해이를 보였다. 5년째 적자에 허덕이는 한국전력은 산재보험에 따른 유족 보상금 외 1억5000만원을 추가 지급하고, 순직한 직원 유가족에게 10년 동안 해마다 120만원과 더불어 장학금까지 지원해 눈총을 샀다. 정부가 직원 1인당 복리후생비를 기준으로 방만 경영 중점관리 공공기관 20곳을 추린 결과 한국거래소가 가장 많은 1488만9000원을 지원하고 있었다.

2011년 현재 중소기업의 1인당 복리후생비가 수출업체는 440만원, 내수업체는 39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공기업의 방만 경영은 위화감과 국민적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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