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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열풍… 대체통화로 자리 잡나

입력 : 2013-12-02 19:14:17 수정 : 2013-12-02 22: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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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코인당 1240弗까지 치솟아… 인기·성장성 반영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bitcoin)의 질주가 놀랍다. 지난해 말 10달러대 초반이던 1비트코인은 지난달 29일 1240달러까지 치솟았다. 비트코인의 폭발적 인기와 성장을 반영하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이미 상당수 국가에서 제도권에 진입한 상황이다. 캐나다엔 현금인출기가 등장했고, 키프로스의 한 대학은 등록금으로 받기 시작했다. 중국에선 집을 살 수 있고 미국에선 연방 선거운동 후원금으로도 쓰인다. 벤 버냉키 미국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최근 “가상화폐의 미래가 유망하다”고 평했다.

이런 흐름에서 한참 뒤처지기는 했지만 한국 실물경제에서도 비트코인이 막 사용되기 시작했다. 파리바게트 인천시청역점은 국내 처음으로 지난 1일부터 비트코인으로 물건 값을 낼 수 있게 했다. 매장엔 ‘비트코인 사용처 1호점’이란 표지가 붙었다. 국내 비트코인 거래는 현재 ‘코빗(korbit)’이라는 온라인 거래소에서 이뤄지고 있다. 김진화 코빗 이사는 “하루 평균 5000명이 참여해 3억원가량 거래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열풍은 무엇을 남길 것인가. 기존 통화를 대체 또는 보완하는 새로운 통화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긍정론과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버블처럼 투기 열풍만 일으키다 사라질 것이라는 부정론이 맞선다. 한국은행은 비트코인 연구보고서를 준비 중인데, 신중한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기존 통화를 대체할 수 있는 지급·결제수단으로 충분한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뭐길래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란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온라인 가상화폐다. 발행기관이 없다는 점이 기존의 모든 화폐와의 근본적 차이다. ‘넥스트머니 비트코인’ 저자이기도 한 김 이사는 “발행기관이 없는 최초의 화폐이자 은행도, 정부도, 국경도 필요없는 글로벌 전자금융 네트워크”라고 설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존 통화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면서 대안으로 부상했다. 2145년까지 2100만개까지만 발행되고 중단되게 설계돼 금처럼 희소성이 있다.

비트코인을 얻는 방법은 두 가지. 쉽게 바로 할 수 있는 것은 코빗에서 계좌를 개설한 뒤 주식거래하듯 비트코인을 사는 것이다. 다른 방법은 금을 캐듯 채굴(mining)하는 것인데, 채굴장비를 따로 구입해야 하며 점점 난도가 높아져 개인이 하기는 쉽지 않다. 채굴이란 비트코인 시스템이 요구하는 특정한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을 말한다. 문제를 풀 때마다 비트코인이 지급된다. 김 이사는 “초기에는 개인들이 노트북 컴퓨터를 통해서도 채굴할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전문화한 기업들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통화냐, 튤립버블이냐

17세기 네덜란드에서는 고작 꽃일 뿐인 튤립 뿌리가 급등해 집 한 채 값까지 치솟았다. 이른바 튤립버블이다. 희대의 버블은 네덜란드 법원에서 튤립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과 함께 폭발했다. 비트코인을 두고도 튤립버블의 재판이 될 거라는 우려가 작지 않다. 한은 한 관계자도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이사는 “비트코인은 튤립처럼 내재가치가 없는데도 버블을 일으킨 것과는 다르다”며 “새로운 금융혁신 플랫폼으로서 기존 통화를 보완하는 유익한 통화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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