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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史·哲’ 석학 총출동… 인문학 부흥 위해 뭉쳤다

문화융성위, 인문특위 신설
유종호 前 연대교수 위원장에
인문정신문화 가치 재조명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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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1-24 21:24:54      수정 : 2013-11-24 21:24:54
“우리나라가 성숙한 선진국이 되기 위한 근간이 바로 ‘인문정신문화’입니다.” 지난 8월7일 문화계 인사들과 만난 박근혜 대통령의 말이다. 이 발언 직후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비상’이 걸렸다. 최근 대기업 입사시험이나 도서관·박물관 등의 교양 강좌를 중심으로 일기 시작한 인문학 열풍에 정부까지 가세한 것이다.


◆문체부, ‘인문정책국’ 신설키로

문화융성위원회는 최근 산하에 인문정신문화특별위원회(인문특위)를 설치해 인문학 융성에 나섰다. 인문특위 위원 면면을 보면 먼저 문학 분야에서 유종호 전 연세대 특임교수,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 권영민 단국대 석좌교수가 참여한다. 세 명 다 문단에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국가대표급’ 문학평론가다. 역사 분야에선 손승철 강원대 교수와 박지향 서울대 교수, 철학 분야에선 김혜숙 이화여대 교수와 조성택 고려대 교수, 김기현 서울대 교수가 위촉됐다. ‘문사철(文史哲)’을 고르게 안배했음을 알 수 있다.

특정 전공에 얽매이지 않고 인문학 전반에 걸쳐 활동하는 ‘멀티플레이어’ 인문학자도 포함됐다. 우응순 ‘길 위의 인문학’ 기획위원, 정민 한양대 교수, 김원중 건양대 교수 등이 그들이다. “한국을 한국인보다 더 잘 안다”는 평을 듣는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조현재 문체부 1차관과 나승일 교육부 차관은 정부를 대표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인문특위는 지난 19일 첫 회의를 열어 유 전 교수를 초대 위원장으로 뽑았다. 위원들은 “인문정신문화의 가치 재조명, 인문정신문화의 대중화, 한국문화의 국내외 확산 등을 위한 해법을 찾자”고 뜻을 모았다.

문체부는 가칭 ‘인문정책국’을 신설할 방침이다. 기존 도서관박물관정책기획단 조직을 모체로 문화정책국 산하 몇몇 과를 더해 인문학 장려를 진두지휘할 ‘컨트롤타워’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인력을 늘리는 건 아니고 원래 있던 기구를 재편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5년간 10만 독서 동아리 양성”

인문학 융성은 독서문화와 불가분의 관계다. 한국은 성인 10명 중 3명이 1년 동안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통계에서 보듯 독서문화가 갈수록 퇴보하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각각 2.3시간, 1.6시간인 반면 책을 읽는 시간은 고작 26분이라는 통계도 있다. 이런 풍토에서 인문학 융성 타령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문체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최근 ‘독서문화진흥기본계획’을 내놓았다. 2018년까지 전국적으로 10만개 이상의 독서 동아리와 150만명 이상의 독서 인구를 새롭게 창출하는 게 목표다. 이를 달성하려면 국민들이 책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현재 국회에는 도서구입비에 대해 연 2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해주는 소득세법 개정안과 도서구입비로 지출한 문화접대비 전액을 접대비 한도의 10% 안에서 손비로 인정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입법 실현을 위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인문학 융성의 기본은 독서문화 확대다. 어릴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을 길러야 성인이 되어 꾸준히 독서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독서 교육은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라고 입을 모은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인문학 과열’에 경계 목소리도


하지만 민관 양측에서 거세게 부는 인문학 열풍이 못마땅한 이도 있다. 문학평론가인 오창은 중앙대 교수는 “정부가 창조경제의 원동력으로 인문학을 강조하는 것도 인문학을 본연의 가치가 아닌 경제적 효용에 한정하는 근시안적 태도”라며 “정치권력이 인문학에 관심을 갖는 건 좋지만 이는 경제적 이익이 아닌 학문의 자유를 위한 진흥이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과학철학자인 장대익 서울대 교수는 “작금의 인문학 열풍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며 “과학은 철학이나 예술과는 또 다른 가상의 세계를 꿈꾸게 한다.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인문학뿐만 아니라 과학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서문화 진흥을 외치는 문체부가 시집·소설책 등 문학서적을 구입해 전국 도서관에 배포하는 ‘문학나눔’ 사업을 폐지한 것을 놓고서도 말이 많다. 한국작가회의는 “문학 출판에 대한 지원은 학술·교양 등 출판산업 전반에 대한 지원에 포함할 것이 아니라 별도로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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