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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이산상봉 연기 군부 강경파 탓… 대외 의사결정 ‘쥐락펴락’

입력 : 2013-09-23 20:02:25 수정 : 2013-09-24 00: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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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정책 오락가락 행보 왜 대남 유화 정책을 펴던 북한이 돌연 이산상봉 행사 연기 방침을 통보하며 강공으로 선회한 것은 북한 군부 강경파의 입김이 작용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정치’ 시절 권력 핵심세력으로 부상한 북한 군부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에서도 여전히 대외 의사결정 과정을 쥐락펴락하는 것으로 북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의 대남 정책이 냉온탕을 오간 배경에 북한 군부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2010년 초반 금강산관광 재개 논의와 개성공단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회담을 진행하는 와중에 천안함 폭침사건을 자행했다. 또한 그해 10월 이산상봉 행사를 치르고 11월 금강산관광 재개문제 논의를 위한 당국 간 회담을 제안해놓은 뒤 연평도 포격 도발을 감행했다. 통일부와 북한 내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통일전선부(통전부)의 ‘통통 라인’이 원활히 가동되는 도중에도 북한 군부가 어깃장을 놓으면 남북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되곤 했다.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나라사랑구국단체연합’ 회원들이 북한의 이산가족상봉행사 연기를 규탄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 전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이번처럼 판을 다 깰 정도의 급격한 강경모드 선회는 통전부의 전략이라기보다는 군부가 대남정책과 대외정책에 개입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행태”라며 “이명박정부 시절에는 북한 군부가 직접 나서 대외·대남정책에 개입했으나 김정은 체제에서는 북한 군부가 직접 드러내지 않고 배후에서 조종하는 방식으로 수법만 바뀌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김 전 보좌관은 “냉각기를 갖다가도 북한은 자신들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시점에서는 다시 대남 대화 공세를 펼칠 것”이라며 “하지만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오락가락 행보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 군부 강경파가 온존해있고 북측의 핵무력·경제 병진 건설 노선이 유지되는 한 남북관계는 끊임없이 냉온탕을 오갈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이런 북한 내부 움직임을 어떻게 올바른 방향으로 유인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변덕’으로 이산상봉은 물론이고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과 이산가족 화상상봉, 추가상봉 회담의 전망도 불투명하게 됐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과 관련,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과 관광 문제는 별개라는 기본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별개로 추진하더라도 현재로서는 관광 재개를 협의하는 것은 국민정서 등을 감안하면 적절치 않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산가족상봉이 무산된 현재 분위기에서 금강산 관광 회담 재개는 어렵다”며 “북한이 (행사 예정일을) 며칠 앞두고 먼저 잡힌 상봉행사를 연기한 상황에서 화상상봉이나 11월 추가상봉에 대해 협의할 계획은 없고, 그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도 밝혔다. 남북은 당초 9월 말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이뤄진 뒤 10월에 화상상봉을 실시하고 11월 추가 대면상봉 행사를 갖기로 했었다. 한편 이산가족 상봉 무산에도 개성공단 정상화 작업은 차질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남북은 이날 오전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한 개시통화도 정상적으로 실시했으며 이날 오전 우리측 인원 445명이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등 입출경도 예정대로 진행됐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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