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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당 50만원 ‘신차수출 알바’ 활개, 車업계 속수무책

입력 : 2013-09-05 17:58:06 수정 : 2013-09-06 07: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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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자동차 영업점을 찾아갔던 ㄱ씨는 영업사원의 황당한 응대에 깜짝 놀랐다. 스타렉스를 사러갔던 ㄱ씨는 영업사원이 “진짜 차 사실 분 맞느냐?”, “실제 사용하지 않고 수출하려는 것이면 우리는 팔 수 없다고 말했다”며 차 사러 갔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며 억울한 사연을 제보했다.

5일 현대자동차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산차를 구입해 러시아 등 해외로 수출하는 이른바 ‘신차수출’이 활개를 치고 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고 국가간 자동차 가격의 차이를 이용해 마진을 남기는 행위이기 때문에 자동차 업체도 제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 러시아 등지에서 국내보다 비싼값에 팔리고 있는 현대자동차 스타렉스.

신차수출이 이어지는 나라는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로 차종은 현대자동차의 스타렉스, 투싼ix 가솔린 등 밴과 SUV 차종이다. 이들 차종은 러시아 등의 국가에서 국내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구입해 개별적으로 수출해도 마진을 확보할 수 있어 일부 자동차 업자를 중심으로 수출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 스타렉스의 경우 올 8월까지 총 2만9812대가 국내에 판매됐지만 일부 신차수출 업자에 따르면 적게는 10%, 많게는 30% 이상이 판매되자마자 바로 수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스타렉스는 국내에서도 생산량이 부족해 출고 대기기간이 길게는 한 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신차수출로 인한 국내 소비자의 간접적 피해도 우려된다.

현대차 등에서는 신차수출을 막기 위해 한때 구매자에게 각서를 쓰게 해 물의를 빚었지만 최근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영업사원이 수출될 것을 알고 판매했다면 회사 차원에서 징계하고 있다”며 “그러나 해당 차종이 수출됐는지 여부는 회사에서 알 수 없는 사안이라 신차수출을 막는데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소위 ‘신차수출대행 알바’까지 생겨났다. 현대차 대리점에서 차를 구입하기 위해 명의를 빌려주면 건당 5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까지 지급해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기를 당하는 등 소비자의 피해도 생겨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인터넷의 신차수출업체 홈페이지에는 “지정한 사양의 차를 구입해오면 현금으로 매입하며 정상 가격에서 할인받는 금액은 모두 구매자의 추가수당이 된다”며 신차수출 알바를 모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주로 20대 초반의 대학생 등이 용돈 벌이를 위해 신차구매대행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며 자동차 회사에서는 일반적인 승합차 소비에 걸맞지 않은 이들을 대상으로 수출 여부를 꼼꼼히 따져보고 판매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대 초반 여성이 승합차 스타렉스 풀 옵션 사양을 현금으로 구입할 경우처럼 일반적이지 않은 구매를 하면, 영업사원은 진짜로 사업에 사용하는지 혹은 수출할 것인지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신차수출 알바를 빌미로 사기 행각도 벌어져 주의가 요구된다. 한 업계관계자는  “신차수출 아르바이트는 업체와 정식 계약을 맺고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업체가 할부로 차를 구입할 것을 권유하고 수출 후 돈을 입금한다고 말한 뒤 잠적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며 “여러차례 구입할 수 없기 때문에 단 한 번 돈을 벌기 위해 신차수출 아르바이트를 하는것은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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