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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리뷰] 이노베이션 페시미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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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혁신, 누적된 지식·경험 등 필요
'큰 이노베이션' 이룰 환경조성 절실
우리의 일상생활은 이미 크고 작은 기술혁신이 가져다준 제품과 기능에 크게 의존해 살고 있는 듯 보인다. 스마트폰에 내재된 알람기능에 잠을 깨고 실시간 날씨정보와 밤새 온 문자나 이메일을 먼저 확인하는 일이 일상화가 돼 버렸다. 좀 더 연비가 적고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하루에도 수십 건의 감시카메라와 위성위치추적시스템에 노출돼 있기도 하다. 컴퓨터 없이는 업무의 진행을 상상할 수도 없게 됐다. 하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이와 같은 지난 수십년간의 기술의 진보와 부산물이 과거 증기엔진의 발명과 전기가 보급되는 1970년대까지 약 100년 기간에 비하면 그 효과가 미미하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최소한 경제적 측면에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20여년간은 눈부신 경제·산업발전을 통해 급격한 사회변화와 선진국을 뛰어넘는 정보기술(IT)력으로 첨단 과학기술국의 대열에 합류한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하지만 선진국 입장에서 보면 지난 십수년은 오히려 경제적으로 침체돼 있었다. 이러한 침체기는 항상 새로운 과학기술의 이노베이션을 통해 도약하거나 성장세를 유지했는데, 인터넷이 보급되는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을 제외하고는 성장을 이끌 이노베이션으로부터의 모멘텀은 없었다. 따라서 경제적인 효과가 미미한 결과물은 진정한 이노베이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비판적 의견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반론을 펴는 입장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이노베이션이 일어나는 상황이 다르다고 얘기한다. 첫째는 예전과 달리 기술혁신을 이루는 데에는 누적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에는 더 많은 복잡한 기술이 내재돼야 하고 그만큼 더 많은 인력과 시간이 요구된다. 둘째는 이제 한두 가지의 획기적인 이노베이션으로는 세상을 바꾸기 어렵고 다양하고 작은 혁신이 모여 변화를 가져오는 구조가 돼 버렸다는 것이다. 이미 큰 틀에서 과학기술은 충분히 생활에 들어와 있다. 셋째로는 이노베이션이 가져다 준 경제적 효과의 주기가 너무 짧아져 과거와 같이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벌써 아이폰 신제품에서 새로움을 못 느끼는 것과 유사한 것이다. 끝으로 어느 선진국도 생존을 위한 글로벌 경쟁이 심화돼 장기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추구할 만큼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혁신적인 아이디어 창출도 어렵고 추진도 안 된다는 점이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부정적이고 낙관적인 견해 사이에서 미래의 과학기술 이노베이션이 과거와는 다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이러한 이노베이션의 추구가 지속적인 국가 발전과 생존에 직결돼 있다. 서둘러 선진국 시야로 전 세계를 상대로 이노베이션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어려워지는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일부 국내 대기업의 밝지만은 않은 전망이 나오면서 지속적인 이노베이션을 위한 기반이 마련돼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든다.

‘작은’ 이노베이션은 각 기업이 추구하는 차세대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을 통해 지속적인 부의 창출과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는 것이다. 이제 각 분야에서 기술력으로 선도하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하기 어렵다. 반면 ‘큰’ 이노베이션은 우리나라의 과거 과학기술력의 체질과 기반을 개선하면서 그 가능성이 보인다. 이를 위해 과학 저변 확대, 교육 시스템 개선 등 제도적인 면, 그리고 젊은이에게 좀 더 충분한 기회가 돌아가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이노베이션, 우리에게는 생존과 번영의 갈림길에서 추구해야 할 희망의 단어이다. 이노베이션 페시미즘(innovation pessimism·기술혁신 비관주의)을 무색하게 하는 역사적인 전환점이 우리나라에서 시작되길 기대해 본다.

조용수 연세대 교수·신소재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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