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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예술상품이 된 창조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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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4-05 21:56:00 수정 : 2013-04-05 2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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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튼 전시회 창조세계 잘 보여줘
콘텐츠산업 국가 새로운 미래 달려
‘팀 버튼 전시회’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이달 중순 전시가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부모의 손을 잡은 어린이, 영상시대에서 성장한 2030세대, 4050세대의 중장년까지 가세한 발걸음으로 미술관이 즐거운 몸살을 앓고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라는 틀 안에서만 버튼의 창조세계를 접하던 대중이 창조과정을 새롭게 느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사실 버튼 전시와 완전히 닮은꼴의 전시가 2008년에 열려 성황을 이룬 적이 있다. 픽사 스튜디오가 20년 동안의 콘텐츠를 구성해 기획한 ‘픽사 전시회’다.

버튼 전시는 2009년 뉴욕현대미술관의 큐레이터 론 마글리오치가 기획한 전시를 시작으로 세계 순회전시를 거쳐 서울로 이어지고 있다. 버튼 작품의 아이디어, 콘셉트, 시각화 방법 등 상상력 메모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어린 시절의 습작에서 회화, 데생, 사진, 영화제작을 위해 만든 캐릭터 모형 및 대중에게 미공개된 작품이 망라돼 있다.

이와 비슷하게 ‘토이스토리’를 비롯해 ‘니모를 찾아서’, ‘카’ 등 애니메이션 영화의 아이디어와 창조과정을 보여줬던 픽사 전시는 픽사 스튜디오의 창의성과 예술성을 높이 평가한 뉴욕현대미술관의 큐레이터 스티브 히긴스가 기획한 전시로 애니메이션 창조과정인 회화, 콘셉트 드로잉, 조각, 디지털 영상 등을 통해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화를 뒷받침하고 있는 픽사의 수작업 작품이 공개돼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전시다.

여러 예술 장르 중 애니메이션 영화는 콘텐츠 산업의 중요한 영역으로 간주되는데, 버튼과 픽사 스튜디오는 그 자체가 세계적 브랜드를 지닌 창조산업의 성공사례로 두 전시 모두 창조과정을 세일즈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버튼과 픽사 스튜디오 전시 에술상품의 배경에는 ‘월트디즈니’, ‘칼아츠’, ‘뉴욕현대미술관’이 있다.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창조산업으로 키워냈고, 미래를 여는 예술교육기관인 칼아츠를 설립했다. 버튼과 픽사 스튜디오는 이러한 창조산업과 예술교육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그리고 이들의 창조과정을 예술상품으로 기획해 세계 순회 전시를 이끌어 낸 뉴욕 현대미술관이 있다.

버튼과 픽사 스튜디오를 이끄는 래스터와 픽사의 예술가 대부분이 월트 디즈니가 세운 칼아츠를 다녔다는 흥미로운 사실은 칼아츠 교육의 특성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칼아츠의 A113 강의실은 전설적인 장소 중 하나로 버튼과 존 래스터, ‘미녀와 야수’를 만든 존 머스커가 함께 이 강의실에서 공부했다. 버튼의 경우 수업도 거의 듣지 않았지만 그는 3개의 영화를 동시에 제작하고 있었고, 교수들은 수업에 들어오지도 않았던 버튼에게 학점을 주었다. 그리고 래스터는 컴퓨터가 3D(3차원)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기 이전인 대학 시절부터 3D 애니메이션 영화제작에 몰두해 1995년 세계 최초의 장편 3D 디지털 애니메이션 영화인 토이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창조산업의 금자탑을 쌓아 온 버튼과 픽사 스튜디오의 창조과정에는 예술가의 미래적 관점과 몰입, 예술이 기술을 이끈 융합의 과정이 있었고, 창조적 관점을 폭 넓게 열어준 칼 아츠가 있었으며, 산업적 성공을 예술상품으로 기획한 뉴욕현대미술관의 새 관점이 있었다.

창조과정을 세일즈할 수 있는 콘텐츠산업에서 국가의 새로운 미래를 기대해본다. 창조과정은 개인, 분야, 기관 간의 유기적 상호작용 과정이며 결과이다. 서로 다른 장르나 학문 간 융합은 그것이 목적이 아니라 창조과정으로 이루어질 때 더욱 괄목할 성과가 나올 수 있다. 당장 팔 수 있는 기술과 콘텐츠에만 연연하면 세일즈할 수 있는 창조과정 콘텐츠는 지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형수 연세대커뮤니케이션대학원교수·미디어아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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