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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데이, 연인과 함께 보면 좋은 전시회 4제 달콤한 사랑과 초콜릿으로 숨겨둔 마음을 고백하는 날인 2월14일, 밸런타인데이가 다가온다. 최근 상업화로 그 본질이 변질됐다 해도, 밸런타인데이는 일 년 중 가장 로맨틱한 하루임에 틀림없다. 또한 겨우내 언 마음을 녹이는 봄과 함께 우리의 마음을 들뜨고 설레게 하기에도 충분한 날이다.

이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갤러리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특별한 하루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 마침 밸런타인데이와 사랑을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들이 열리고 있다. 수줍은 고백으로 전달되는 사랑을 작가들은 어떤 식으로 표현했는지 감상해볼 수 있다. 핑크빛 사랑이 가득한 전시 네 개를 소개한다. 

단순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순수한 사랑을 나타낸 박형진의 ‘포옹’.
♥하트를 소재로 한 그림


밸런타인데이 특별전 ‘밸런타인스 하트(Valentine’s Hearts)’는 하트(Heart)를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을 전시한다. 하트 이미지로 대표되는 김용철·강영민·한송이·신주욱 등 4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참여 작가들 모두 자신들의 대표 이미지인 하트에 각자의 개성을 담아 캔버스 위에 표현했다. 초콜릿으로 상징되는 달콤한 사랑 고백처럼 하트 이미지로 넘쳐나는 미술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김용철의 하트는 강렬하고 유쾌하다. 화려한 하트와 함께 그려진 장승·소나무 등 한국적 소재는 동양적이면서도 서양적인 느낌을 동시에 준다. 경계가 모호한 그의 작품은 지루하지 않은 전통, 재해석 가능한 전통의 면모를 보여준다.

강영민은 표정 있는 하트로 잘 알려진 작가다. 그의 대표적인 이미지 ‘조는 하트’ 역시 하트라는 고정된 이미지에 감정 표현을 넣은 것이다. 규격화된 하트가 쏟아내는 다양한 감정은 그 자체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탄생시킨다.

여행을 통해 예술적 영감을 얻는 한송이의 하트는 가까운 이들에 대한 그리움의 상징이다. 집을 떠나있는 여행자답게 화면을 가득 하트로 메워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고 당시 자신의 감정을 담아내어 일탈을 원하는 현대인의 공감을 끌어낸다.

‘Lazypinkwhale(게으른 분홍 고래의 꿈)’로 활동하는 신주욱은 거리 벽화로 주목받는 신진작가이다. 캔버스를 벗어나 일상적 공간에서 작업하길 선호하는 그는 순수한 감성이 담긴 동화 같은 작품을 선보였다. 갤러리 위(02-517-3266)에서 3월14일까지.

깜찍하고 귀여운 하트가 돋보이는 로메로 브리토의 ‘너를 위해’.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

‘밸런타인 셀렉션(Valentine Selection)’은 사랑을 주제로 한 유명 작가의 작품 50여점을 볼 수 있는 전시다. 피터 클라센·오귀스트 로뎅·이동욱·미스터 브레인워시·로메로 브리토·로렁스 젠켈·앤디 워홀·데미안 허스트·톰 웨슬만 등 15명이 참여했다.

이들이 캔버스 위에 쏟아낸 표현한 달콤한 사랑을 작품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오귀스트 로뎅의 청동 조각 ‘영원한 우상(Eternal Idol)’과 앤디 워홀의 회화 ‘러브(Love)’에는 연인 간의 진한 사랑이 묻어난다.

깜찍하고 귀여운 하트 모양이 디자인된 로메로 브리토의 ‘너를 위해(For you)’, 핑크빛 하트 안에 장식된 나비들이 아름다운 이미지를 완성하는 데미안 허스트의 ‘무제(Untitled)’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사랑을 나누는 밸런타인 본연의 의미를 예술 작품을 통해 공유하고자 했다. 작품의 판매 수익금 일부는 어린이재단의 예술인재양성 후원금으로 기부된다. 오페라 갤러리(02-3446-0070)에서 28일까지.

핑크빛 하트와 나비의 조화가 아름다운 데미안 허스트의 ‘무제’.
♥웹툰에 담긴 사랑


웹툰(Webtoon)은 종이가 아닌 인터넷 공간을 기반으로 독자와 소통하는 만화를 이르는 말이다. 최근에는 웹툰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시들해진 만화의 위상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가상 공간에서 펼쳐지는 만화지만 웹툰은 그 자체로 작품성과 예술성을 지니고 있는 것들이 많다.

갤러리 안으로 들어온 웹툰은 어떤 모습일까. ‘바이 바이 러브(Buy Buy Love)’ 전시는 보는 행위에만 국한되어 있는 미술을 어떻게 읽는 미술로 그 감상의 폭을 넓힐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가상 공간이 아닌 실제 갤러리 공간에 전시된 웹툰을 통해 관람객은 색다른 감상 경험을 가져볼 수 있다. 권혁주·꼬마비·석우·재수·억수씨·이종범·마루코 등 웹툰 작가들이 참여했다.

또한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공공 공간에 벽화를 그리는 것으로 유명한 밥장, 가구 디자이너 오서연, 일러스트레이터 김인호·홍원표·박근용·신명환, 뜨개 인형을 만드는 윤혜원, 섬세한 피겨 작업을 선보이는 최면신 등의 작품도 전시된다.

석우의 웹툰 ‘오렌지 마말레이드’ 중 일부.
14일 오후 7시에는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해 갤러리에서 웹툰 라디오 공개 방송이 진행된다. 권혁주·꼬마비·석우·재수·억수씨·이종범·마루코 등 웹툰 작가들은 3년 동안 웹툰 라디오를 이끈 진행자이기도 하다. 공개 방송뿐 아니라 고백하고자 하는 내용들을 즉석에서 그려주는 사랑의 아트 메신저 행사도 진행된다. 갤러리 아트사이드(02-725-1020)에서 28일까지.

♥오늘날 우리들의 사랑

현대미술을 통해 우리 시대가 소통하는 사랑의 감정을 함께 느껴보는 전시 ‘비 마이 스위트하트(Be My Sweetheart)’가 롯데 갤러리에서 열린다. 김병진·박형진·변대용·손현수·이민혁·이소연·장형선·조강남·홍경택·황주리 등 10명의 작가들이 사랑의 감정을 붓으로 노래한 작품들이 펼쳐진다. 

사랑에 대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 황주리의 ‘사랑의 풍경’.
황주리와 이민혁 작가는 자신의 삶에 바탕을 두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에 대한 이미지를 담아냈다. 황주리는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삶의 이미지들을 모자이크처럼 조합하여 사랑에 관한 한 편의 시를 완성한다. 화려한 원색 또는 강렬한 무채색으로 표현된 캔버스는 하나의 일기장이자 인생의 서사시와 같다. 이민혁 역시 강렬한 필치와 어둡지만 화려한 색채로 현대 도시인이 체현하는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다. 술집에서 만나 가볍게 사랑을 나누는 모습들, 모진 이별 후에 슬픔을 감당하는 연인들의 모습 등은 숨겨진 우리 내면의 아픔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홍경택과 김병진 작가는 사랑에 대한 새로운 세계를 창조했다. 홍경택은 화려하게 반복된 하트 패턴 위에 순백색의 형상을 창조해 대중문화 속에 난무하는 사랑이라는 이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김병진은 우리가 흔히 보는 상품 로고나 단어로 양감을 가진 형태를 제작한다. 김 작가는 ‘LOVE’라는 단어를 수백 번 조합하여 양감을 가진 새로운 물체, 전혀 다른 물체를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는 롯데갤러리 일산점에서 24일까지, 롯데갤러리 영등포점에서 14일부터 3월4일까지, 롯데갤러리 광복점에서 3월8일부터 3월31일까지, 롯데갤러리 프리미엄 아울렛 파주점에서 3월5일부터 3월31일까지 전시가 이어진다.

정아람 기자 arb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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