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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돌아와요 부산항' 文 '비내리는 호남선'…애타는 두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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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9-28 09:10:34 수정 : 2012-09-28 09: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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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저지선 뚫리고… 호남서 安에 밀려 “부산과 호남 민심이여, 제발 나에게로! ”

민심이 대이동하는 추석을 앞두고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고민이 깊다. 전통적인 야도 부산은 갈수록 야성이 강해지고, 민주당 텃밭인 호남은 정당보다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마음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부산의 저지선이 뚫리면서 한손으로는 수도권 추격전을 벌이고 다른 한손으로는 부산을 지켜내야 하는 등 전선이 다양해지고 길어졌다. 문 후보는 호남에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게 뒤지면서 단일화 전선에 심대한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부산과 호남 민심이 2012 대선의 풍향계로 떠오른 것이다. 

◆비상 걸린 부산 방어선

2002년 대선에서 부산의 선택은 이회창 후보 66%, 노무현 후보 29%였다. 노 후보는 부산에서 선전한 뒤 서울에서 51% 대 44%, 7%포인트 차로 이기면서 대세를 잡았다. 현재 박 후보는 여러 여론조사 결과 수도권에서 안 후보에게 뒤지고 있다. 한겨레,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22일 조사한 것을 보면 서울·경기에서 52%대 45%로 뒤지고 있다. 2002년 대선 득표율 차이와 비슷하다. 박 후보가 올 12·19 대선에서 수도권에서 이 정도 차이로 뒤진다면 부산에서 30% 저지선을 지키고, 60% 이상 득표해야 해볼 만한 선거전이 된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는 박 후보에게 불리하다. 리얼미터 24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 1.6%포인트)에서 박 후보는 부산 경남에서 38.8%를 기록했다. 안·문 후보의 지지율 합은 46%다. 박 후보가 30% 저지선을 지켜내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부산에서 30% 저지선이 무너지면 박 후보가 불리해지고 35%를 야권에 주면 어렵게 되고 40%를 주면 필패”라고 말한다. 부산에서 2002년 선거에 비해 10%포인트를 더 잃으면 70만표를 야권에 주는 셈이 된다. 2002년 대선이 57만표로 승부가 갈렸다는 점을 상기하면 충분히 승부를 좌우할 만한 표다.

박 후보로선 문·안 후보가 부산·경남(PK) 출신인 데다 저축은행 사태, 동남권 신공항 문제 등으로 불만이 커진 부산 민심을 다독일 방안도 녹록지 않다. 부산선대위 쪽에선 박 후보가 가덕도 신공항을 공약하는 ‘도박’을 건의하지만 이 경우 정책의 신뢰가 훼손되고 수도권 민심의 악화가 불 보듯해 실행하기가 어렵다. 

◆대선 결정권 쥔 호남

정부 관계자는 “지금 호남에서는 많은 사람이 안 후보에게 ‘우리 호남 사위’라고 말한다”며 “쉽게 바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호남사위론은 안 후보의 처가가 전남 여수라는 점을 들어 지칭하는 것으로 특별한 애정 표시다. 게다가 노무현 정부가 대북송금 특검을 수용했고, 문 후보가 노무현 정부를 부산정권이라고 말한 점 등에 대해 ‘배신감’을 갖고 있어 문 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 사이 나온 호남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문 후보를 7∼25%포인트 앞서고 있다. 일부 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문 후보를 곱절의 차로 누르고 있다.

민주당 고위당직자는 “안 후보가 문 후보보다 호남에서 앞서는 것은 호남인들이 대선에서 될 사람을 밀기 때문”이라며 “수도권의 30% 정도 되는 호남 출신 유권자가 호남 현지 민심과 동조 현상을 보이게 되면 안 후보가 단일화에서 유리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가 양자대결 구도에서 박 후보를 앞서지 못하고, 추석상 민심에서 호남의 전략적 판단이 고착화하면 호남의 안철수 지지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최근 양자구도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박 후보를 앞서지만, 문 후보는 대부분 뒤지고 있다. 안 후보가 출마 직전 광주 5·18묘역을 참배하고 추석을 앞두고 처가인 여수를 방문한 것도 호남 정서를 자기 편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발로다.

문 후보로서는 박 후보를 타킷 삼은 대선 전략을 일단 접고 단일화 게임을 위해 호남 민심을 잡는 데 주력해야 할 입장이다. 호남이 2002년 노 대통령을 만든 데 이어 2012년 대선 결정권을 다시 쥐게 된 형국이다.

백영철 정치전문기자 iron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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