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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특허전쟁 느는데 국내기업은 무방비

입력 : 2012-04-02 19:05:58 수정 : 2012-04-02 19: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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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8년사이 피소 4.3배 증가
한·미 FTA 발효로 늘어날 듯
소송비만 33억… 배상금도 ‘어마’
예산은 R&D비용 0.25% 그쳐
국내 기업과 관련된 글로벌 특허분쟁이 크게 늘고 있다. 최근 8년 사이 무려 4.3배나 증가했다. 최근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글로벌 특허소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특허분쟁 대응체계 등을 갖춘 기업이 거의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등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관련된 글로벌 특허 소송은 지난해 159건으로 2004년 37건에 비해 4.3배 증가했다.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40건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모두 특허 침해자로 제소된 경우였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130건, 중소기업은 29건이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70건이나 차지했다.

‘특허 사냥꾼’인 특허전문관리기업협회(NPEs)에 따르면 미국 애플사를 상대로 세계 곳곳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피소 건수는 42건으로 애플과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독일 오스람사 등과 LED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는 LG전자는 28건으로 세계 9위였다.

이같이 글로벌 특허 전쟁은 더욱 늘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대비는 거의 ‘무방비’ 상태다.

NPEs는 매년 홈페이지(www.patentfreedom.com)에 560여개 회원사의 사업실적을 공개하고 있는데, 지난해 총 1143건으로 전년(600건)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허소송에 연루된 기업 또한 2004년 588개사에서 2010년 3868개사, 2011년 4602개사로 급증했다. STEPI 측은 “NPEs 공격 대상이 최근 정보기술(IT) 기반 성장동력 분야 대기업에서 매출 1000억원 이상 중소기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특허전쟁은 소송비만 평균 300만달러(약 33억원)가 드는 데다 패소할 경우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물어야 한다. 코오롱은 지난해 9월 미 법원으로부터 듀폰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약 1조원의 배상금을 내라는 판결을 받았다. 소송비용과 침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액 규모가 천문학적인 수준이다보니 특허 피소는 생존과 직결되기도 한다.

대한변리사회 전종학 부회장은 “법률시장 개방 등으로 국내 기업에 대한 NPEs의 무차별 소송 제기가 예상된다”면서 “국가 연구개발(R&D)비의 0.25%(380억원)에 불과한 특허 침해 예방 및 대응 예산을 10%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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