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제가 본격 시행된 것은 2008년이다. 버스에 통행우선권을 줘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주말에만 시행되던 버스전용차로제는 평일까지 확대되고, 구간도 평일에는 한남대교 남단∼오산IC(44.8㎞), 주말에는 신탄진IC(141㎞)까지 연장했다.
처음엔 기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뻥 뚫린 전용차로로 버스는 시원하게 달렸다. 서울∼부산은 4시간30분, 서울∼광주는 4시간이면 충분했다. 승용차에 비해 한두 시간 빨랐다. 지방을 오가는 사람들은 점차 승용차를 버리고 버스에 몸을 싣기 시작했다. ‘나홀로 차량’ 이용을 줄여 수송효율을 높이겠다는 교통당국의 당초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한 셈이다.
그로부터 3년이 흘렀다. 버스전용차로제는 유명무실해졌다. 차량이 뜸한 평일에는 텅텅 비고, 주말에는 꽉 막히는 일반차로와 별반 차이가 없다. 지난 일요일 저녁 차량흐름만 봐도 그렇다. 저녁 8시에 천안IC를 출발한 버스는 자정이 가까워서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90㎞ 정도의 거리니까 1시간이면 충분한데도 무려 네 시간이 걸린 것이다. 전용차로제의 기능이 없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곳곳에서 끼어든 얌체 운전자들이 문제다. 한두 명 탄 카니발과 스타렉스 등의 승합차량은 물론이고 일반 승용차까지 전용차선을 넘나들며 차량 흐름을 방해한다. 이들은 무인단속카메라 설치 지점까지 꿰고 있다. 현재 경부고속도로 양재IC∼오산IC 구간의 경우 설치된 무인단속카메라는 상행 4개, 하행 3개로 총 7개다. 평균 18㎞ 간격으로 설치돼 있으니 얌체 운전자들이 단속 지점을 피해 운전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몇몇 대도시도 우리와 비슷한 다인승차로제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나홀로 차량’은 아예 이 차로로 끼어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철저한 단속 때문이다. 적발될 경우 허리가 휘는 벌금으로 응징을 당하니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관리와 단속이 부실하면 제도의 순기능은 사라지게 마련이다. 철저한 단속과 함께 벌금도 대폭 올릴 필요가 있다. 이용차량 대상에서 승합차량을 제외하는 것도 검토해볼 일이다.
김선교 논설위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칩플레이션](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30/128/20260630519702.jpg
)
![[데스크의 눈] 청년 없는 성장](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06/128/20260106517325.jpg
)
![[안보윤의어느날] 마음을 듣는 일](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16/128/20260616517896.jpg
)
![[오늘의시선] 3대 메가 프로젝트 성공 열쇠는 ‘에너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30/128/20260630519603.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