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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아빠와 간첩 잡는 딸의 좌충우돌… 1970년대 배경 따뜻한 가족 이야기

입력 : 2011-10-19 04:25:02 수정 : 2011-10-19 04: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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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룡 감독의 영화 ‘스파이 파파’
‘스파이 파파’의 장르를 굳이 따지자면 ‘부녀지간 좌충우돌 사랑 가득 명랑가족 코미디’쯤 되겠다.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얘기다.

남한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어설픈 고정간첩 아빠(이두일)와 간첩을 색출하는 딸(김소현), 그리고 횡령한 공작금으로 땅투기를 하며 남한을 사랑하게 된 당원, 북에서 내려온 비밀간첩 ‘붉은 뱀’ 등 각기 개성을 고루 갖춘 캐릭터들로 보는 재미를 형성하면서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을 일깨우는 영화다.

반공정신이 투철했던 1970년대에도 누구에게나 웃음을 주던 ‘꺼벙이’ ‘주먹대장’ ‘로봇찌빠’ 등의 명랑만화가 있었다. ‘스파이 파파’는 친근한 그림체로 웃음을 담았던 70년대 명랑만화 같은 영화다. 부모세대에겐 유년시절 만화를 보는 듯한 즐거운 추억을, 신세대들에게는 알지 못했던 이야기와 색다른 비주얼을 선사한다.

카메라는 못살던 1970년대의 어두운 모습 대신 때묻지 않은 사람들의 순수함에 초점을 맞춰,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 아빠와 딸의 가족애를 따뜻하고 유쾌한 시선으로 따라간다. 반공, 간첩, 분단이라는 자칫 무겁게 보일 수 있는 소재들로도 아빠와 딸이 처한 상황을 경쾌하고 밝게 비추면서 웃음과 감동, 가족애를 끌어낸다.

한승룡 감독은 “지금 부모와 자녀 관계는 마치 극중 시대 배경인 1974년의 남북관계 거리처럼 세대의 격차가 크고 소통의 단절을 느끼고 있다”며 “아이러니한 설정 속의 캐릭터는 현재를 살아가는 부모와 자식 모두에게 가족사랑의 의미를 일깨우고 나아가 더 넓은 관객층에게 자식에 대한 부모 사랑을 전할 것”이라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리틀 손예진’이란 별칭을 얻은 김소현은 이미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배역을 경험한 베테랑 아역이다. 2007년 KBS 드라마시티 ‘십분간 당신의 사소한’을 시작으로, ‘전설의 고향’ ‘부자의 탄생’ ‘자명고’ ‘제빵왕 김탁구’ ‘가시나무 새’ ‘짝패’ 등에 이르기까지 부지런히 출연작을 늘리는 중이다.

이두일이란 이름을 듣고 단번에 그의 얼굴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화면을 통해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아, 저 사람’ 하고 반가운 마음이 앞선, 그런 표정을 짓게 된다. MBC TV 일일드라마 ‘불굴의 며느리’에서 이하늬와 핑크빛 러브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그는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드라큘라 아내와 사는 어수룩한 남편 역으로 얼굴을 알렸다. 넉넉하고 친근하며 푸근한 이미지의 그는 스크린과 TV를 넘나들며 뚝배기나 순대국밥 같은 매력으로 대중을 파고들고 있다.

부녀 간의 가족애라는 강력한 주제와 ‘간첩 아빠와 간첩 잡는 딸’이라는 흥미로운 요소를 가진 영화는 급작스레 쌀쌀해진 날씨 덕에 어쩌면 ‘따스한 감정’을 찾는 관객의 기호와 맞아떨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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