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새해 예산안은 5대 핵심과제를 제시한다. 청년창업 지원, 고졸자 취업 활성화, 문화·관광 일자리 확대 및 공적개발원조와 연계한 일자리 창출 등이다. 양질의 일자리 확충을 위해 다층적 포석을 깔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아울러 ‘맞춤형 복지’, ‘탈빈곤 대책’ 등도 다짐한다. 2013년 균형재정 조기 달성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는다. 정부의 의욕적 청사진을 폄하할 일은 아니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여러 마리의 토끼를 좇는 감이 없지 않다. 우선순위와 실행 가능성을 철저히 따져 예산 낭비 요소를 솎아내는 것은 국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다.
그런데도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예산회기 중에 10·26 재보선이 치러지는 데다 내년 총선과 대선도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가 정쟁의 볼모가 되면 예산안 심의는 수박 겉핥기로 흐르거나 파행으로 치닫게 된다. 복지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릴 소지도 크다. 18대 국회가 마지막 예산회기에서마저 유권자 기대를 저버린다면 정당의 위기는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어떤 경우에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의 요청이 아니더라도 법정시한을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정에 차질이 있어서는 곤란한 까닭이다. 그런데도 이를 어기는 일이 연례행사가 됐다. 1998년 이후 새해 예산안이 법정시한 내 처리된 것은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2002년 한 차례뿐이다. 여야가 당리당략으로 시간을 허비하다 시한을 넘겨 졸속처리하는 구태를 되풀이한다면 이번에야말로 돌 맞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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