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재건축때 소형분할 허용해야
정부는 18일 전·월세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올해 들어 다섯 번째의 주택대책이고, 세 번째 전세대책이다. 그만큼 시장전망은 위태롭고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전·월세난은 전세 수요가 늘고 공급은 줄어든 데 원인을 둔다. 임차인들은 능력이 돼도 집을 사기보다 전세를 들려고 하고, 임대인들은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한다. 임대인은 월세를 원하고 임차인은 전세를 원하는 가운데 임대인의 의지가 관철되는 것은 공급이 부족한 것을 반영한다. 전세 공급물량이 워낙 적으니 임대인이 부르는 대로 전셋값이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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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재영 건국대교수·부동산학 |
목소리 큰 중산층이 주로 어려움을 겪는 계층이므로 정치권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추진하는 바와 같이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한다면 대다수 임차인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다. 임대인이 전세를 줄 때는 시중 이자율의 절반 정도 수익률밖에 올리지 못한다. 임대인에게 불이익을 주어 수익률을 더욱 낮추면 시장에서 퇴장되는 임대주택이 많아지고 그만큼 임차인들이 집을 구하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정치논리보다는 경제논리로 접근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8·18 대책이 수긍이 간다. 매입임대사업자의 세제지원 요건을 완화하고 기존주택 1호에 대해 양도세 비과세를 적용하는 것은 다주택 보유자들이 투기꾼이라는 시각에서 탈피해 임대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긍정적 역할을 인정한다는 의미이다. 2000년 중반 이후 다주택 보유를 억제하려고 각종 징벌적 조세를 남발해 온 결과 주택투자는 수익성이 낮으면서 사회적으로도 지탄받는 일이 됐는데, 그 여파가 무주택자의 고통으로 귀결됐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여윳돈이 있는 사람들은 주택에 투자하라는 메시지에도 주택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정부가 뒤통수를 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일본의 경우 거품 붕괴 이후 불황이 오래가자 1997년 2월 ‘신종합토지정책 추진요강’을 발표해 “지가 하락을 정책의 목표로 할 필요는 없다”고 밝히고 토지정책의 목표를 “지가 억제로부터 유효이용을 전환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도 일본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므로 부동산정책 기조가 가격 하락이나 다주택 보유의 억제가 아님을 공식화하면 어떨까 한다. 이외에 당장 정부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이번 방안에 대부분 포함돼 있지만 추가적인 대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재건축 사업에서 대형평수를 두 개의 중소형 평형으로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제까지 아이들을 키우느라 큰 집에 살고 있던 은퇴자들이 재건축을 통해 집 규모를 줄이고, 나머지 한 채는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인프라의 제약이 없다면 모두에게 윈윈 게임이 된다. 둘째, 각 지역에서 향후 공급될 주택의 상세 내역을 임차인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입주예정 주택 지도’ 같은 이름으로 인터넷에 띄운다면 집을 구하는 사람이 어디서 어떤 주택이 얼마나 나오는지를 알게 돼 의사결정에 큰 도움을 받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격은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한다. 지금 같을 때 앞으로 전셋값이 크게 떨어지면 어떤 문제가 생길지를 미리 대비하는 정책담당자의 선견을 기대한다.
손재영 건국대교수·부동산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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