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병원 활성화” vs “환자부담만 가중” 논란 10월부터 감기나 고혈압, 소화불량 등 가벼운 증상으로 대형병원을 찾을 경우 환자의 약값 본인부담률이 대폭 인상된다. 정부는 경증 외래환자들의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개선될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환자 부담만 가중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실효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감기, 고혈압 등 52개 질병 대형병원 외래진료 약값 인상
보건복지부는 ‘본인 일부 부담금의 산정 특례에 관한 기준’ 개정에 따라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 등에서 외래진료 후 약 처방을 받을 경우 본인부담률이 차등 적용되는 52개 질병을 최종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감기, 고혈압, 결막염, 노년성 백내장, 천식, 소화불량, 변비 등이 이에 포함됐다. 10월부터 이 증상으로 상급종합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으면 약값의 50%를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종합병원 처방전으로 약을 구입하면 40%를 본인이 내야 한다. 현행 약제비 본인부담률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모두 30%다.
다만, 환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하위 분류 기준으로 일부 질병은 제외했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예를 들어 상태가 심각한 ‘악성 고혈압’이나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한 당뇨병, ‘인슐린 의존’ 당뇨병 등은 본인부담률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복지부는 “경증 외래환자의 대형 병원 쏠림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홍보와 안내 등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쳐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형병원 쏠림 완화” vs “환자 부담 가중”
대한의사협회는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막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로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경증 환자들이 동네의원을 찾음으로써 병원 간 기능 재정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반면, 환자단체 등은 향후 병원과 약국의 분담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환자의 부담만 가중시킬 뿐 ‘의료기관의 기능을 재정립하겠다’는 취지를 살릴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측은 “병원 간 기능 재정립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이번 정책이 건강보험 재정적자 완화를 위해 환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측면도 있는 만큼 영상수가와 복약 지도료 등도 인하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환자가 대형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동네의원에서 처방전을 재발급 받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동네 병·의원에 대한 신뢰 확보 방안 없이 대형 병원의 약값만 올리는 것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태영 기자 wooa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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