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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 있는 대학로 연극 큰 무대서 본다

입력 : 2011-01-10 17:34:52 수정 : 2011-01-10 17: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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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예술센터 ‘인큐베이팅프로젝트’ 시작 대학로 소극장 화제작들이 오는 21일부터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오른다. 소극장 공연 우수작을 중극장에서 재공연하도록 지원하는 ‘2010 대학로 우수작품 인큐베이팅프로젝트’ 프로그램에 따라 2007∼2009년 대학로 무대에 올랐던 연극 중 세 편이 21일부터 3월20일까지 공연되는 것.

◇‘장석조네 사람들’
‘상사몽’
첫 무대는 21일부터 2월6일까지 공연되는 ‘극단 드림플레이’의 ‘장석조네 사람들’(연출 김재엽) 몫이다. ‘쥐잡기’ ‘자전거도둑’을 쓴 작가 김소진(1963∼1997)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장석조네 사람들’은 1970년대 서울 성북구 길음동 산동네를 공간적 배경으로 한다. 함경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에서 산동네로 모여든 이들이 들려주는 ‘한 지붕 아래 아홉 가구, 기찻집 사람들’의 이야기다. 도시빈민들의 애환과 사연들을 은유와 비유가 살아 있는 감칠맛나는 언어로 풀어낸다. 요즘 흔히 들을 수 없는 다양한 의성어, 의태어에 그 시절 한국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표현들이 등장한다. 2009년 2월 혜화동1번지에서의 초연, 5월 연우무대 소극장 재공연 당시 보여주지 못했던 기찻집 아홉 가구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극단 초인’의 ‘특급호텔’(연출 박정의)은 2월25일부터 3월6일까지 공연된다. 미국 극작가 라본느 뮐러가 일본 체류 중 우연히 들은 위안부 이야기에 시적 상상력을 더한 원작 ‘특급호텔’을 바탕으로 한 극은 2차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의 참혹한 생활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일본군을 상대해야 하는 위안소에서 참혹한 삶을 살다 자살한 선희, 사랑하는 가미카제 조종사와 이별을 받아들여야 하는 보배, 탈출하다 붙잡혀 다리를 잘린 금순이, 그리고 금순이 탈출 여파로 고문당하는 옥동이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실감나게 드러냈다. 일본의 패전,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이들이지만 그 고통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작품은 시적인 대사, 미학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특급호텔’
마지막으로 ‘극단 여행자’의 창작극 ‘상사몽’(연출 양정웅)이 3월12∼20일 무대를 장식한다. 한국 고전소설 중 비극적 사랑이야기인 ‘운영전’을 연극으로 각색했다. 조선시대 풍류랑과 운영의 이루어질 수 없는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미세한 감정을 잘 풀어낸다. 소년 유생 풍류랑과 운영의 운명적인 사랑, 운영을 취하고자 하는 안평대군의 집착, 운영을 질투하며 풍류랑에게 사랑 고백을 하는 무녀의 질투와 욕망, 하인에게 배신당해 죽임을 당하는 풍류랑과 정결함을 잃은 운영을 증오해 결국 죽이고 마는 애증의 화신인 안평대군의 모습 등이 그려진다. 궁녀의 삶, 신분과 계급의 틀 안에서 희생되는 인간 개인의 감정 등을 잘 표현했다. 2007년 초연 당시엔 고어체 대사와 바로크 음악, 백색 무대 등 실험적 측면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한국적인 것에 대한 아름다움을 보완, 부각하는 공연으로 준비되고 있다. (02)758-2150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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