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이 인터넷 공개 진위논란 중국 인터넷에 지방 공안간부의 ‘부패일기’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토론 사이트인 ‘톈야(天涯)논단’에 허베이(湖北)성 언스(恩施)토가족·묘족자치주의 공안국 부국장이 최근 11년간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패일기가 폭로됐다고 화룡망(華龍網) 중경신보(重慶晨報)등 중국언론들이 16일 보도했다. 112편에 1만여자 분량인 이 일기는 공개된 지 불과 사흘 만에 100만명이 조회하고 3000여개의 댓글이 붙을 정도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1999년 3월 언스주의 한 시골 현(縣) 공안국장으로 부임한 소감을 적은 것으로 시작되는 이 일기에는 이 간부가 상급자에게 뇌물을 바치면서 승승장구, 언스주의 공안국 간부까지 오르는 과정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특히 부임 3년 뒤 부서 내에서 일하던 여성 직원과 관계를 맺고 그 애인 뒤를 돌봐줬던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관계를 맺었던 여성 10여명과의 애정행각도 기술돼 있다. 또한 일기에는 이 간부가 토착 개발업자로부터 거액의 뇌물과 성 접대를 받고 무상으로 토지 개발권을 넘겨 이 업자가 폭리를 취하도록 도운 내용도 적혀 있다.
지난 5월 선전부장과 전 공안국장이 수뢰 혐의로 낙마한 데 이어 또다시 공안간부의 비리 내용이 담긴 일기가 공개되면서 언스주는 발칵 뒤집혔다. 일기에서 거론된 한 부동산업자는 “공안 간부와 개발업자의 공존 관계는 언스주에서 알 사람은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개발업자는 비리 혐의로 처벌받았지만 그의 보호우산이었던 공안 간부는 아직도 건재하다”고 폭로했다.
일기의 주인공으로 지목된 공안 간부는 “그런 일기를 쓴 적이 없으며 내게 앙심을 품었던 전과자나 나를 음해하려는 경쟁자가 꾸며낸 음모”라며 부인했다.
이 일기를 공개한 네티즌은 “우연히 확보한 진본”이라며 “공직사회에 만연한 부패상을 알리기 위해 공개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광시(廣西)좡족자치구 연초전매국 한(韓)모 과장이 부하 여직원들과 벌인 애정 행각과 수뢰 사실을 꼼꼼히 기록한 ‘섹스 일기’가 공개돼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베이징=주춘렬 특파원 clj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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