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WE+ 이슈why] '소시' '카라' 바통 잇자…아이돌 日 대거진출, 통할까?

입력 : 2010-10-16 13:23:38 수정 : 2010-10-16 13:23:3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걸그룹 '소녀시대' '카라'가 일본 상륙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소녀시대는 9월 초 발표한 일본 데뷔싱글 '지니'가 1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려 일본 내 높은 인기를 반영했고, 카라는 첫 싱글 '미스터'가 오리콘 데일리 싱글차트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드라마와 보아, 동방신기가 주도하던 한류가 요즘 걸그룹으로부터 감지되고 있는 것. 한때 대중문화의 중심이었던 일본 가요계의 콧대를 꺾었다는 점에서 환호를 보낼 만한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일본 가요계에 부는 한류를 평가절하하는 시각마저 생겼다. 이는 한국 프로축구 수준과 비슷하거나 떨어지지만 월등한 자본력을 소유한 J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에게 쏟아지는 비아냥처럼 높아진 한국 가요계의 위상, 혹은 자신감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요즘 가요계에는 '소시' '카라'의 성공사례를 쫓아 일본 진출을 타전하는 아이돌이 늘고 있다. 잇단 아이돌의 일본 진출,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걸그룹 인기 왜? 차별화된 '섹시' 

걸그룹이 일본 가요시장에서 인기를 끈 요인은 무엇일까. 90년대에도 걸그룹의 일본 진출은 있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당시 걸그룹은 현재 '걸그룹'이라는 어원을 만들어낸 초창기 소녀그룹 형태였고, 일본 가요계를 뚫기 위한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본 진출을 시도했다. 걸그룹의 일본 진출에 있어 시범 케이스였던 당시 걸그룹 형태에서 실패는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
    
하지만 요즘 걸그룹은 걸그룹이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치밀한 계산 하에 전략을 세운 뒤 승부수를 띄우기 때문에 해외 진출에 대한 적응력 역시 뛰어날 수밖에 없다. 애초 걸그룹들은 데뷔 전부터 외모와 실력, 언어 등 해외 진출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에서 결성되기 때문에 해외에서 통할 수 있는 매력이 과거 걸그룹보다 많다고 할수 있다.  

특히 걸그룹이 일본시장에서 통할 수 있었던 데는 차별화된 섹시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귀엽고 예쁜 소녀 이미지만 부각한 일본 걸그룹에 비해 한국 걸그룹은 귀여움과 더불어 안무, 의상 등을 통해 섹시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대형 매니지먼트사의 전문화된 시스템에 의해 기획된 걸그룹은 그만큼 상품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걸그룹 과포화 상태인 국내 가요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치면서 자연스레 실력을 끌어올렸다는 점도 일본에서 통할 수 있었던 요인이다.

'소시' '카라'가 화려하게 일본무대에 데뷔한 이후 음악과 안무뿐 아니라 그들의 패션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소녀시대의 타이트한 상의와 핫팬츠와 킬힐, 카라가 선보인 스포티한 배기팬츠는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 '보이그룹', 日 아이돌과 경쟁 '치열'

이미 일본 음반시장에 진출한 소시, 카라, 포미닛, 빅뱅에 이어 2PM, 제국의아이들 등 한국에서 상품 가치를 검증받은 남자 아이돌 그룹들도 최근 일본 진출을 타전하고 있다. 특히 2PM의 일본 진출은 성공과 실패에 있어 반반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른바 '짐승돌' 컨셉은 꽃미남 일색의 일본 아이돌 그룹과 차별화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얼마나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느냐가 관건이다. 남성미 넘치는 멤버 각자의 개성이 밝고 건강한 이미지의 남자아이돌이 주류를 이루는 일본 가요시장에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보이그룹의 진출 자체만으로 일본 팬들에 이슈나 파장을 낳을 수 있을가. 사실 국내 걸그룹은 일본 여타 걸그룹과 외모 면에서 차별성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을 점칠 수 있었다. 하지만 남자 아이돌은 이미 확고하게 입지를 굳힌 자국 아이돌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사실 일본에서 한국 걸그룹이 비교적 쉽게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요인에는 현재 일본 가요계에 마땅한 걸그룹이 없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현재 일본에는 멤버 수가 42명에 달하는 AKB48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큰 인기를 누린 걸그룹들이 없어 비교적 수월하게 걸그룹 시장에 끼어들 수 있었다. 하지만 V6, 아라시 등 일본 남자 아이돌그룹은 자국에서도 인기 높은 아이돌이 건재하기 때문에 걸그룹 보다 힘든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어려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비주얼 의존도가 큰 걸그룹에 비해 보이그룹의 경우 외모는 물론이고 탄탄한 안무, 노래 실력 없이는 주목받기 어렵다는 점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일본 진출 성공으로 주어지는 열매는 달지만 실패를 가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 진출에 실패했을 때 이미지 실추 등 손실 부분도 크다는 점을 감안해 일본활동에 올인하기보다 중국, 동남아 등 폭넓은 국가를 대상으로 운신의 폭을 넓게 가져가는 그룹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 일본진출 성공하려면?

장기적으로 일본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수로서의 역량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지 언어를 완벽히 마스터해 음악을 소비하는 팬들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래도 간단한 일본어 구사만으로는 현지활동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어색한 일본어 발음으로 노래하는 것도 이질감을 줘 음악성을 보여주는 데 한계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현지 적응력을 기르되 한국 아이돌만의 컬러를 통해 차별성을 돋보이는 절차는 필요하다.   한국 아이돌 간의 경쟁이 아닌 K-POP이라는 동일 국적의 장르를 일본 팬에게 어필하겠다는 목표의식이 필요하다. 일부 걸그룹에만 편중된 일본 내 인기 또한 K-POP 전체의 인지도 향상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 가요계 전반에 지속적인 영양분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일본시장에서 다양한 장르의 많은 가수들이 선전해줘야 한다. 

일본 진출에 앞서 국내 가요시장에서 실력을 검증받고, 현지 가요 시스템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전략 수립절차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과정 역시 필수적으로 거쳐야할 단계다. 가요계에 부는 일본 진출 붐에 편승해 준비없이 뛰어드는 것도 위험한 발상이라는 의미다.   

/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WE+]는 Weekend와 Entertainment의 합성으로, 세계닷컴이 만든 '격주말 웹진'입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