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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은 환경실천… 장바구니를 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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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부터 물건을 사면 비닐에 담아 오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을까. 생각해보면 그리 오래된 시간은 아니지만, 어머니의 손에 들린 그물 모양의 장바구니에 대파가 가로누워 있는 모습은 저녁 무렵이면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었다. 이렇게 익숙했던 것이 장바구니인데, 어느 샌가 값싼 비닐봉투가 쏟아져 나오면서 그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오늘날의 장바구니는 ‘50원 할인’과 같은 민감한 경제사정을 대변하거나, 지독하게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의 상징물 같은 것이 되어버렸다. 

◇백규석 환경부 자원순환국장
이렇듯 요즘에 물건을 담거나 보관할 때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것이 비닐봉투이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그 양은 연간 약 160억장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마트에서 사용되는 비닐봉투만 해도 1억5000만장으로 국민 1인당 한 해 무려 약 320장을 사용하는 셈이다. 쉽게 쓰고 버리는 만큼 쉽게 우리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인 비닐봉투. 1회용이다 보니 그만큼 자원의 낭비도 심하다.

이 때문에 1회용 비닐봉투를 처리하는 문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사용하는 모든 국가에서 고민하고 있다. 경제대국인 미국의 경우 비닐봉투를 쓰고 처리하는 데 있어서는 후진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기도 하다. 어느 대형마트를 가더라도 무거운 제품은 두 겹, 세 겹으로 비닐에 담아주고 한 봉지에 들어갈 물건들도 여러 개로 나누어서 준다고 한다. 물론 비닐봉투 값을 따로 받지도 않는다. 결국 비닐봉투로 인한 오염이 심각해지자 2007년 샌프란시스코가 미국 최초로 대형마트나 약국에서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다행스럽게도 비닐봉투를 비롯한 쓰레기 문제에 관해서는 선진국 수준이라 말할 수 있다. 이미 1999년부터 1회용 비닐봉투에 대해 무상제공을 금지하고 있으며, 분리수거 또한 미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다. 장바구니 사용 또한 할인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해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더 나아가 지난 8월 25일에는 환경부와 대형할인점 5개 업체가 모여 1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기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1일부터는 그동안 유상 판매하던 1회용 비닐봉투를 더 이상 판매하지 않기로 하고, 비닐봉투 판매중단에 따라 대체수단을 준비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전제돼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국민의 동참이다. 이번 협약은 말 그대로 자발적 협약이다. 국민의 실천과 참여가 있어야 효력이 발생하는 미완의 협약인 것이다. 국민 모두가 1회용 비닐봉투 대신에 장바구니를 사용한다면, 연간 약 8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올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폭염과 열대야가 우리를 잠 못 들게 했고, 연이은 태풍과 잦은 국지성 호우로 잔뜩 찌푸린 나날의 연속이었다.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우리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특히 가을 장마로 인한 수해와 치솟은 생활물가로 두 손은 그 어느 때보다 가볍고, 마음은 천근만근이다. 그렇기에 더욱, 두 손에 장바구니를 들어보자.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으로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지 않을까.

백규석 환경부 자원순환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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