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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완 지음/페가수스/1만5000원 |
설득과 소통은 인류의 오래된 주제이다. 문명이 탄생한 이후 인류가 겪은 모든 문제들 뒤에는 소통의 갈등이 버티고 있다. 전쟁, 종교적인 대결, 결별과 배신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과 상황, 처지를 설득시키고 소통하기 위해 목청을 높였고, 안간힘을 쓰며 괴로워했다. 이런 갈등은 유·무선의 다양한 소통수단이 생기고, 실시간 최신 정보가 넘쳐흐르는 첨단의 시대에도 여전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발달과 정보의 범람이 원활한 소통을 담보하지는 않는 셈이다.
이 책은 난무하는 비방들 속에서도 여전히 설득과 소통의 답을 찾기 위해 세상에 던지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대답이다.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인 저자는 궤변으로 세상을 어지럽히던 소피스트들에 맞서 ‘수사학’이라는 역작을 꺼내든 아리스토텔레스를 떠올리며 이 책을 썼다. 그는 소피스트들에게 사기당하지 않기 위한 교본이자 이론서로 ‘수사학’을 정리했다.
사람들은 소통을 갈망한다. 정치권에서는 소통정치를 구호로 삼고, 기업에서는 소통경영을 말한다. 일상으로 돌아와 주변을 돌아보면 늦은 밤까지 소주잔을 기울이며 직장동료나 지인들에게 열변을 토하고, 내 진심을 몰라주는 상대를 붙잡고 서로 소통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방대한 글 속에 산재한 설득의 여러 이론과 기법을 ‘설득의 9가지 원리’로 재구성한 뒤 ‘효과적인 설득을 위한 3가지 근거’, ‘설득의 3가지 장르’, ‘설득 메시지 구성을 위한 3가지 전략’으로 나눠 ‘설득의 3-3-3 이론’이라 이름 붙였다. 그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설득의 이론적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 실제로 통하는 실용적인 방법을 함께 배울 수 있다. 설득은 상대방을 내 편으로 만듦과 동시에 나를 이해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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