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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저 밑바닥에서 분투하는 청춘들에게…

입력 : 2010-10-06 22:11:48 수정 : 2010-10-06 22: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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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극 '내 심장을 쏴라' 7일부터 공연 창작극 ‘내 심장을 쏴라’가 7일부터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오른다.

‘내 심장을 쏴라’는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작가 정유정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원작을 고연옥 작가가 극본으로 만들었고, 연출가 김광보가 무대화했다.

세계문학상 당선이 결정될 당시 정유정은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요즘 20대들, 쿨한 척하지만 정작 무기력한 모습이 못마땅했어요. 인생이라는 게 안 된다고 그냥 포기할 성질이 아니잖아요. 가장 밑바닥에 있는, 분투하는 청춘들에 바치는 헌사가 바로 이 작품입니다. 죽을 힘을 다해 인생을 살아내는 그들에게 주고 싶은 소설이에요”라고.

◇ ‘내 심장을 쏴라’의 한 장면.
정유정의 말처럼 무대로 올라온 ‘내 심장을 쏴라’는 세상과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두 청년의 인생 분투기다. 배경은 강원도 산골짜기의 정신병원.

어머니의 자살에 대한 죄의식으로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이수명, 가족 간 유산 싸움에 휘말려 타력에 의해 정신병원에 구금된 패러글라이딩 조종사 출신 류승민. 스물다섯 살 동갑내기라는 것을 제외하면 삶의 교집합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둘이 수리희망병원 501호에 나란히 수용된다.

수명이 ‘미쳐서 갇힌 자’라면 승민은 ‘갇혀서 미쳐가는 자’다. 수명은 인생으로부터 도망친 자인 반면 승민은 망막세포변성증으로 비행을 할 수 없지만, 끊임없이 병원 탈출을 시도하며 인생과 맞서는 캐릭터다.

단지 평온하게 살기만을 바라는 수명은 승민과 얽히고설키게 된다. 눈이 완전히 멀기 전에 마지막 비행을 하고 싶은 승민의 열망은 수명의 마음을 움직이고, 수명은 결국 승민의 마지막 비상을 돕는다는 줄거리다.

정신병원은 혼돈스럽고 병든 사회의 축소판이며, 병동의 다양한 인간 군상은 병든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자아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쏟아낸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살아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 바로 그 것이다.

이수명 역에는 배우 김영민이, 류승민 역에는 공개 오디션에서 선발된 신예 이승주가 나선다. 20여 명의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추는 광적인 트위스트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전달한다. 24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02)758-2150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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