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파문은 파국의 상징일 뿐이다. 다른 대형 사업 또한 비슷한 경우에 처해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공모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은 50여건으로, 사업 규모는 120조원을 넘는다고 한다. 10여곳의 사업은 이미 중단되거나 취소됐으며 나머지 사업도 오십보백보 상황이다. 성남시 구도심 재개발 사업 포기를 선언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수십군데의 개발 사업을 백지화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또 다른 폭탄이다.
개발사업 중단으로 인한 피해는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1차적인 피해는 오랜 기간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해당 지역의 서민·중산층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집을 팔지도 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대출을 끼고 집을 장만한 사람들,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에 이어 이들은 또 다른 피해자로 등장했다. 사업을 추진한 기업과 자금을 댄 금융기관도 부실에 멍들고 있다. 고통이 서민·중산층에서 기업, 금융기관으로 옮겨가는 전형적인 위기 확산 구조다.
정부는 다시 공적자금 투입 카드를 만지작거린다. 금융감독원은 하반기에 PF 대출이 많은 40∼50개의 저축은행에 대한 강도 높은 검사에 들어간다고 한다. 6월에 이미 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마당에 감당하기 힘든 추가 부실이 확인되면 공적자금을 또 쏟아부어야 할 판이다. 국토해양부도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대한 중재를 검토하고 있다. 각종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고 한다. 이 또한 변칙적인 재정자금 지원이다.
현 상황이 빚어진 단초는 부동산시장 내 돈의 흐름을 막고, 과잉 공급을 한 정책이다. 정책 실패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현 상황을 풀자면 땜질처방만으로는 곤란하다. 부처의 정책 목표만 절대시하는 미시적인 접근을 해서도 안 된다. 시장이 더 죽으면 부실은 천문학적으로 커지고 혈세로 충당해야 할 공적자금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부동산시장이 정상 작동되도록 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머리를 맞대고 시장을 되살리는 지혜를 짜내야 한다. 부동산시장을 지금처럼 방치하면 부동산발 경제위기가 닥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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