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편집장과 한권의 책] “여자와는 10초 이상 다투지 말라”

관련이슈 편집장과 한 권의 책

입력 : 2010-03-26 21:53:34 수정 : 2010-03-26 21:53:3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여자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조영환 지음/지상사/1만1500원

김종석 지상사 편집팀장
요즘 개그 프로그램 중에 ‘남성인권보장위원회’란 코너가 뭇 남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나 역시 아내와 같이 보면서 옳거니 맞장구를 치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맞네 아니네 서로 옥신각신 설전을 벌이기도 한다. 이 코너가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건 감히 애인이나 아내에게 했다가는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를 얘기들을 속 시원하게 대신해주고, 여자들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잘 묘사하기 때문일 게다.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고 하지만 또 알다가도 모를 게 여자의 마음이라고 , 연애 시절을 포함해 만 3년을 겪어본 아내지만 결혼 전이나 후나 그 마음을 모르기는 매한가지인 것 같다. 별것 아닌 일에도 토라져 말을 안 하고, 이성적·논리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고집을 부리며 나를 괴롭히는 아내를 보면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물론, 나 역시 이런 고통을 아내에게 주고 있겠지만…. 그러면 왜, 서로 조금만 이해하고 양보하면 겪지 않아도 될 고통과 주지 않아도 될 상처를 주는 걸까? 결혼만 하면 왕비처럼 떠받들겠다던 약속은 어디로 갔으며,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오순도순 이해하고 사랑하며 살겠다는 약속은 모두 공염불이었단 말인가?

‘여자-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를 펴낸 목적은 흔히 눈물·질투·내숭·수다·허영·사치·고집·변덕 등으로 대변되는, 남자들의 눈에는 부정적으로 비치게 마련인 여자 고유의 속성들을 파헤쳐 여자를 비난하기 위함이 아니다. 또 이를 빌미 삼아 여자와의 대결에서 이기기 위함은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여자만의 고유한 특성을 미리 잘 알고, 이를 존중하며, 갈등을 해소하고, 아름답고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데 목적이 있다. 세상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온전하고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없을 것이 뻔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에서 30년 가까이 2만 명이 넘는 인재를 채용하고 수천명의 대규모 여성조직을 관리한 인사·조직관리 전문가인 저자는 이렇게 충고한다. “여자와는 10초 이상 다투지 말라.” 왼쪽 뇌를 주로 쓰는 남자는 양쪽 뇌를 모두 쓰고 어휘 구사력이나 상상력, 표현력에서 우월한 여자를 당할 재간이 없으니 말이다. 자칫 똑같은 인간이니 비슷하겠거니 생각하고 덤볐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이혼사유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성격 차이는 성격의 다름이 아니라 성의 다름이라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남녀 사이에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핵심이 아닐까 한다. 이 다름을 인정하는 일이 원만한 남녀관계의 시작이 될 것이다.

여자를 동료로 고객으로 상대해야 하는 모든 직장 남성들과 어떻게 하면 여자친구를 완전히 내 여자로 만들까를 고민하는 모든 늑대들, 이제 막 부부싸움을 시작한 모든 새내기 신랑들에게 고하노니, 여자를 상대로 이기려고 들지 마라! 승산 없는 싸움에 쓸 힘이 있으면, 조금 더 여자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바란다. 이해하고 져주는 것이 조화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지혜가 아닌가 싶다.

김종석 지상사 편집팀장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