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해진 3D 그래픽… ‘스타2’ 어떻게 달라졌나

화려해진 3D 그래픽… 전투장면 박진감 최고

  “스타크래프트2(스타2) 꼭 하고 싶습니다.”

게이머들이 아우성이다. 인터넷 게임 관련 게시판에는 지난달 18일 시작된 ‘스타크래프트2―자유의 날개’ 베타테스트 키를 달라고 애원하는 글과 UCC가 넘쳐난다. ‘지붕 뚫고 하이킥’ 해리(진지희 분)의 말투를 흉내내 애원하는 건 애교에 가깝다. 한 외국 네티즌은 피아노 반주를 곁들여 “나 좀 베타테스터로 뽑아줘”라고 노래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화제가 됐다. 익살스럽게 구성했지만 절실한 마음이 그대로 묻어난다. 이 동영상은 2일 현재 조회수 16만을 넘어섰다.

어떤 이들은 스타2 플레이 동영상 중계에 나서기도 한다. 이게 모두 전작 ‘스타크래프트―종족 전쟁’ 출시 이후 12년 만에 새 모습으로 귀환한 스타2의 모습을 직접 확인해 보고픈 열망에서 비롯됐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스타2가 전작과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알려면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플레이하는 것이 낫다. 하지만 스타2가 전작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베타테스트에 참여한 유저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어느 정도 갈증이 해소될 것이다.

◆3D 그래픽=보다 깔끔하고 화려해진 3D 그래픽은 전작과 가장 차별화된 부분이다. 종족 고유의 색감이 잘 살아나 있고, 유닛의 움직임도 상당히 부드러워졌다. 마우스 휠을 이용해 상하 각도를 달리해 가며 게임 장면을 감상할 수도 있다. 유닛 크기도 다양해져 전투 장면의 박진감과 화려함을 더한다. 테란의 새로운 유닛인 토르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

특히 이 모든 것들이 낮은 사양에서도 무리 없이 작동한다는 점은 스타2가 가진 미덕 중 하나다. 그래픽이 강조되면 유닛 자체의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베타테스트가 시작되면서 사그라들었다.

베타테스터로 참여 중인 직장인 한중현(29)씨는 “전작의 2D 그래픽이 익숙한 유저들도 이질감 없이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종족의 특성을 고려한 그래픽으로 인해 시각적 만족감이 극대화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색감이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화사해지면서 선명성은 전작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수많은 유닛이 뒤엉켰을 때의 유닛 구분이나 팀플레이 때 팀 고유의 색깔 구분이 모호해졌다는 것이다.

스타크래프트2의 전투 장면. 프로토스가 테란을 공격하고 있다.

◆한글 지원=지난해 6월 스타2의 한글화 버전이 최초 공개된 후부터 한글화는 국내 스타 게이머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전작에서 사용됐던 유닛과 건물의 고유 명칭이 추억 속으로 사라질 것에 대한 우려에서였다.

블리자드사가 공언한 대로 신작에서는 한글이 100% 지원된다. 유닛 이름도 상당수가 한글로 바뀌었다. SCV는 건설로봇, 마린은 해병, 질럿은 광전사 식이다. 한글로 음성도 지원된다. 건설로봇에 일을 시키면 “오늘도 야근이군”이라고 투덜대고, 토르를 클릭해 명령을 내리려고 하면 “토르 놀아요”라는 걸걸한 목소리가 튀어나온다. 프로토스의 “나는 어둠의 심장이다”, 아콘의 “1 더하기 1은 1이다” 등 종족과 유닛의 특성을 살린 대사도 나온다. 스타1 전세계 판매량의 절반을 담당했던 국내 유저들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스타2의 한글화에 대해 베타테스트 초기에는 “번역을 하니까 어색하고 더 헷갈린다”, “유치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게임 플레이 횟수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이름은 점점 익숙해지기 마련. 특히 전작을 플레이해 본 경험이 있는 유저라면 유닛의 생김새만 봐도 직관적으로 그 역할과 특성을 알 수 있기에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닛에 대한 설명도 한글로 나오기 때문에 스타를 처음 접하는 유저 입장에선 오히려 전작보다 스타2로 시작하는 게 나을 것이라는 평가다.

◆종족 밸런스와 상성=회사원 조모(34)씨는 “전작 때만 생각하고 광전사(질럿) 몇을 끌고 해병(마린)과 공성전차(시즈탱크)를 습격했다가 ‘묵사발’이 된 적이 있다”면서 “전작에서였다면 충분히 절반 정도는 밀어낼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상대방의 실력이 뛰어났다고 치더라도 너무 황당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많은 베타테스터들이 이런 부분에서 혼란스러움을 토로했다. 종족-유닛 간 상성 관계가 게임 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해병이 광전사에는 약하지만 히드라에는 강하다는 식의 기본적인 상성 관계는 스타2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 그러나 새로운 유닛이 추가되고 기존 유닛들도 리메이크가 되면서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유닛 간의 조합도 중요해졌다. 예컨대 메딕이 사라지면서 게임 초반 해병만 가지고 프로토스를 공격하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지만, 불곰과 사신을 잘 조합한다면 메딕의 부재를 걱정할 이유가 사라진다. 상대방이 무슨 유닛을 카드로 내세울지, 그에 무엇으로 대처할지에 대한 고민도 그만큼 깊어졌다.

스타의 흥행을 이끈 키워드였던 종족 밸런스를 맞추는 작업은 베타테스트를 통해 꾸준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종족간 밸런스는 블리자드사가 베타테스트를 시작한 지 2주 새 벌써 2차례나 패치를 실시했을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다.

스타크래프트2에서는 기존 유닛이 사라지거나 리메이크된 한편, 새로운 유닛이 추가됐다. 유닛의 크기가 다양해져 전투장면이 다채로워졌다.

◆전략·전술=‘전략 시뮬레이션의 최강자’라는 타이틀은 스타2에서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유닛과 건물이 대거 등장함에 따라 전략·전술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졌다. 또 유닛과 건물 생성 속도가 빨라지면서 ‘자원 채취-유닛·건물 생산-이동-공격-파괴’로 이어지는 게임의 스피드가 전반적으로 빨라졌다. 초반 전략의 중요성이 전작에 비해 커졌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전작에서 애용되던 입구 봉쇄 전략은 스타2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다. 입구와 상관없이 언덕을 뛰어오르거나 지하로 이동하는 유닛들이 종족마다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밖에 본진 이외의 지역에서 유닛을 생산하는 차원관문의 등장 등 전략·전술의 다변화를 꾀하는 요소가 많아졌다. 방어 건물의 파괴력이 떨어진 점도 전략·전술 운용에서 변화를 주어야 하는 부분이다.

유태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