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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타워] 굿모닝 IT 베트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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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2-08 19:18:47 수정 : 2009-12-08 19: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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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벽해’한 인터넷 환경

우리 IT사업은 ‘석양의 지는해’
류영현 온라인뉴스부장
최근 베트남 호찌민을 다시 찾았다. 전자박람회 참관을 위해 호찌민을 다녀온 지 실로 6년 만이다. 가장 눈에 띄게 바뀐 것은 인터넷 사용환경이었다. 당시 전시장에는 대학생과 젊은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베트남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그들의 표정에서 머지않아 우리나라처럼 정보기술(IT)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이들은 전시장에 빼곡히 들어선 각종 IT 제품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요리조리 작동한 뒤에도 행사장을 떠날 줄 몰랐다. 전시장 한 쪽에 마련된 PC 앞에는 길게 줄지어 순서를 기다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인터넷 검색을 하느라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만 해도 베트남의 인터넷 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어 마땅히 정보를 검색하고 메일을 주고받을 만한 곳이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무료로 개방된 IT 전시장의 PC는 인터넷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던 셈이다.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던 그날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베트남의 인터넷 환경은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 할 정도로 변모해 있었다. 현지인들의 말을 빌리자면 베트남에는 부동산, 주식, 한국드라마 광풍이 휘몰아치고 있다고 한다. 이보다 더한 광풍은 다름아닌 인터넷이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호찌민 곳곳에는 인터넷 카페와 온라인 게임방이 줄지어 들어서고, 간단한 음료를 팔고 있는 대로변 카페에는 노트북컴퓨터로 정보를 검색하는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실제로 베트남의 인터넷 이용 시간이 3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고 포털사이트 야후와 시장조사기관은 전하고 있다. 호찌민, 하노이, 다낭, 껀터에서는 인구의 42%가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 평균 사용시간도 2006년의 22분에서 2009년에는 43분으로 증가했다. 인터넷 요금은 1개월 평균 1명당 17만4000동(1만4000원 상당)으로 조사됐다.

사용 목적은 뉴스검색이 89%로 1위, 정보검색이 82%로 2위, 음악 다운로드나 시청은 67%였다. 하지만 은행 서비스 이용과 전자상거래는 4%에 불과했다.

인터넷 이용자의 증가에 따른 베트남 온라인 광고의 규모가 2010년에는 8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야후는 예상했다. 베트남의 온오프라인 광고시장은 현재 5억달러 규모다. 이를 보면 베트남의 인터넷 이용은 아직도 검색서비스가 대부분이어서 전자정부나 인터넷뱅킹 등의 단계에까지 진입하기 위해서는 수년간의 준비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에서 지내는 동안 10여년 전 우리의 인터넷 환경이 떠올랐다. 벤처 붐이 불어닥칠 무렵, 미국에 있는 세계적인 IT 기업 대표가 한국을 방문하면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이 PC방이었다는 일화가 있다. 그는 “한국은 인터넷 천국이다. 한국의 IT 미래는 PC방에서 시작될 것이다”고 했다. IT 기업의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던 빌 게이츠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도 “우리가 IT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미래사회가 한국에 있다”고 했다.

그리고 “한국을 세계적인 디지털 선구자”라고 칭송했다. 이 모두 세계 최고수준의 인터넷 사용환경을 지칭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한국에선 대부분의 IT 기업은 낮은 신용도 때문에 명함을 내놓기가 부끄럽고, IT 관련벤처기업에 다닌다고 하면 배우자를 구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몇몇 내로라하는 기업을 제외하면 우리의 IT 사업은 ‘석양의 지는 해’ 같은 모습으로 변모했다.

그 사이 베트남의 IT 산업은 우리의 턱밑에까지 따라왔다. ‘중앙은행 지급결제시스템’과 ‘지능형 교통시스템’ 등을 한국 기업에 내준 그들이지만 ‘경제하려는 의지’만은 우리의 10년 전과 다름없었다. ‘베트남으로 오십시오. 기회가 열립니다’라고 쓰인 공항 광고판을 뒤로하고 귀국길에 오르면서 그들의 무서운 저력이 다시금 느껴졌다. 우리에게 IT 전성시대는 다시 올 수 없는 것일까 하는 안타까움도 함께 밀려왔다.

류영현 온라인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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