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단계 3단계 이내로 간소화… 메뉴도 표준화 직장인 김승근씨는 최근 집에서 이용하던 초고속 인터넷을 해지하기 위해 통신업체 A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던 기억만 떠올리면 분통이 터진다. 모든 고객센터가 그러하듯 A사 역시 전화자동응답시스템(ARS)이 전화를 받았다.
녹음된 목소리가 지시하는 대로 주민등록번호를 누르고 오랜 시간 음성안내를 끝까지 들으며 몇 차례 버튼을 누른 끝에 상담원 연결 단계까지는 갔다.
하지만 “모든 상담원이 먼저 걸려온 상담전화를 받고 있습니다. 대단히 죄송하지만 기다려주시면 바로 연결해드리겠습니다”라는 음성안내를 반복적으로 듣다가 “현재 상담전화가 너무 많으니 잠시후 다시 걸어주십시오”라고 일방적으로 통화가 끊기는 일을 수차례나 당했기 때문이다.
ARS 때문에 분통터지는 경험을 한 건 김씨뿐만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두 번쯤 경험한 일이다.
현재 국내에선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2000여개의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경제적 효율성과 편리함 때문에 ARS를 도입해 소비자 민원을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 입장에선 ARS가 오히려 기업 등에 대한 불만을 증폭시키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복잡한 ARS 메뉴는 방금 들었던 것도 헷갈리고, 빨리 상담원과 연결돼 얘기를 하고 싶지만, 상담원 연결 메뉴는 대부분 꼭꼭 감춰져 마치 보물찾기하듯 전화기 버튼을 눌러야 한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25일 만들어졌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만들어 국내 공공·민간부문에 적용할 ‘ARS 서비스 운영 개선을 위한 가이드라인’은 무엇보다 상담원 연결을 쉽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ARS 각 단계마다 0번만 누르면 상담원과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했다. 또 대기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ARS 운용기관이 적정 규모의 상담원을 배치하도록 했다.
아울러 대기시간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도록 광고성 정보제공 시간을 최소화하고, 활용 빈도가 높은 정보를 초기단계에 배치하도록 했다. 가이드라인은 또 ARS 이용 단계를 가급적 3단계 이내로 구성하되 5단계를 넘지 않도록 했다.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 모든 콜센터가 ‘0번=상담원 연결’, ‘#=이전 단계로 되돌아가기’, ‘*=다시 듣기’ 식으로 ARS메뉴를 표준화했다.
가이드라인이 나왔지만 각 콜센터가 이를 도입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가이드라인 자체가 강제성이 없는 데다 시스템 변경과 상담원 충원 등에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법령 제·개정 등을 통해 가이드라인에 강제성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시간이 오래걸리는 만큼 일단 자율 준수토록 유도하기로 했다. 대신 정기적으로 주요 ARS의 가이드라인 준수 실태를 점검, 평가하고 이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ARS 개선을 촉진할 계획이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 ■ARS 가이드라인 주요내용 | |
| 상담원 연결기능 강화 | -ARS초기단계 포함, 각 단계마다 상담원과 바로연결 메뉴 -적정 규모 상담원 배치 |
| 구성단계 간소화 및 메뉴 표준화 | -이용단계수를 가급적 3단계 이내로 구성 -상담원 연결은 0번, 이전단계는 #, 다시듣기는 *로 표준화 |
| 이용 대기시간 최소화 | -활용도 높은 정보를 초기단계 배치 -광고성 정보제공시간 최소화 -홈페이지나 안내자료 통해 ARS메뉴 공개해 이용시간 최소화 |
| 자료:방통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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