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이 논의되고 있지만 지금의 경제 상황은 안갯속과도 같다. 세계 금융위기 발생 1년을 넘기면서 최악의 순간은 넘겼지만 대외 환경은 경제 상황의 호전을 담보하기 힘들어 보인다. 달러화 약세로 인한 원고, 고정된 위안화의 대미달러 환율로 인한 상대적인 위안화의 가치 하락, 세계경제의 더블딥 가능성, 유가 상승. 무엇 하나 만만치가 않다. 내부 환경을 보자면 무역수지와 경상수지의 악화, 통화팽창에 따라 커지는 거품현상, 높아지는 기업 부도율이 모두 심상치 않은 흐름이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는 향후 경제운용의 화두일 수밖에 없다.
이런 불안 요인이 산재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응할지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 잘못된 대응은 독으로 변해 우리 경제에 엄청난 손실을 끼칠 수 있다. 그동안 천문학적인 비용을 치르며 추진했던 경기부양정책을 무위로 만들 소지도 있다.
정책 당국 간 불협화음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얼마 전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사이에는 출구전략 논쟁이 벌어졌다. ‘부양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기획재정부와 ‘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이 첨예하게 맞섰다. 나름의 판단이 있었겠지만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지난해 외환시장 대응 때 빚어졌던 두 기관의 싸움이 재연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다.
경제 당국의 책임자가 섣불리 말만 앞세우거나 제 주장만 펴면 위험하다. 나라 경제를 ‘산을 오르는 배’로 만들 수 있다. 정책을 바꿀 필요가 있을 때에는 몇 날 며칠이고 토론을 해 국민과 시장이 믿고 따를 수 있는 통일된 정책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지금 경제 당국자에게 필요한 것은 살얼음판을 걷는 여리박빙(如履薄氷)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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