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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노무현·김대중 서거…"2009년은 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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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8-19 00:33:36 수정 : 2009-08-19 00: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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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故 김수환 추기경, 故 노무현 전 대통령, 故 김대중 전 대통령>

  2009년은 국가 원로로 평가받은 인물들을 연이어 떠나보내는 한 해가 됐다.  

  지난 2월 16일, 가톨릭 추기경이자, 한국 사회의 정신적 지도자로 평가받는 김수환 추기경이 향년 87세로 선종했다. 김 추기경은 가톨릭 종교지도자라는 특수한 신분에도 군사정권에 맞서 대한민국 민주화에 이바지한 점을 인정받아 종교를 뛰어넘는 존경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 1987년 6월 항쟁 당시 경찰진압대를 피해 명동성당으로 피신한 학생들을 경찰이 잡으러 가겠다고 성당 측에 통보하자 "경찰이 성당에 들어오면 먼저 저를 만나게 될 겁니다. 그다음 신부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그 뒤에 수녀들이 있습니다. 학생들을 체포하려면 저를 밟고 그다음 신부와 수녀들도 밟고 가십시오"라고 말한 것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김 추기경의 선종은 사회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김 추기경이 생전 각막기증을 약속한 사실이 알려지자 '각막 기증 서약' 붐이 일기도 했으며, 장기 기증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도 늘어났다.

  그리고 3개월 후 5월 23일. 경상남도 봉하마을에서 전해온 비극적인 소식이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가족과 측근들의 비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택 뒷산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지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전직 대통령 자살'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충격에 빠졌고, 전국 500만 명에 달하는 추모 인파가 각 지역에 마련된 분향소를 방문해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했다.

  당시 몇몇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티셔츠를 자체제작해 입고, 돈을 모아 신문에 추모 광고를 내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한 방송 진행자가 노란 바탕에 '사람사는 세상'이란 문구와 정장을 입은 노 전 대통령의 상반신 모습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등장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그리고 또 3개월 후인 8월 18일, "내 몸의 반이 무너진 것 같다"는 말로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충격을 표현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뒤를 따랐다. 장례식장에서 권양숙 여사의 손을 잡고 서럽게 울면서 '정치적 동지'를 잃은 충격을 그대로 보여준 노령의 김 전 대통령은 당시 건강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난달 폐렴으로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에 입원해 집중치료를 받았지만,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 해에 '국가 어르신'으로 평가받았던 인물들이 연이어 세상을 등지자 네티즌들은 더 큰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2009년에는 마가 낀 것 같다" "앞으로 상상 그 이상의 것을 보게 될 것이라는 광고 문구가 생각난다" "참으로 잔인한 2009년이다"라며 2009년을 평가했다.


[디시뉴스 한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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