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광산에서 일한 적이 있든 없든 진단 결과는 큰 차이가 없었다. 환경부는 석면 광산 운영으로 인근 주민이 석면에 노출돼 건강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지었다. 광산 문을 닫은 지 30년이 지나서야 인근 주민도 석면 질환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은 폐에 흡입되면 10∼40년의 잠복기를 거쳐 흉막질환과 석면폐, 폐암, 악성중피종 등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한다. 그래서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린다. 우리나라에선 2006년까지 악성중피종으로 33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잠복기가 긴 만큼 석면 피해 규모는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
석면은 내열성과 절연성이 뛰어나 산업화 과정에서 건축자재로 널리 사용됐다. 자연 지하철, 학교 등 오래된 건물 곳곳에서 석면 노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1970년대에 농촌 지붕 개량 사업에 대량 사용된 석면슬레이트가 노후화된 채 방치돼 있다. 도시 재개발·재건축사업의 건물 철거 과정에서 석면 먼지가 바람에 날리면 도시민에게도 치명적 피해를 확산시킬 수 있다. 옛 삼성 본관이나 세종로 정부청사 리모델링, 서울 뉴타운 철거 현장에서 석면이 검출된 것 등이 좋은 예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달 말 내놓을 석면관리 종합대책에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조치를 담아야 한다. 무엇보다 석면 피해 실태조사를 광범위하게 실시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석면 피해 우려 지역에서 주민에 대한 건강영향 조사를 확대 시행하고 안전조치를 강화해야 한다. 국회에 계류 중인 석면 피해 관련법안도 조속히 제정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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