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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과 한권의 책]‘이슬람의 다면성’에 대한 실마리 제공

입력 : 2009-03-27 19:11:21 수정 : 2009-03-27 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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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황 도서출판 이산 대표
이슬람의 세계사 1, 2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이슬람사회의 역사


이 책을 상재한 때가 작년 12월 초순이었으니까 이제 석 달이 조금 지났다. 그런데 이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우리는 이슬람을 재삼재사 생각하게 하는 일련의 뉴스들을 접해야 했다. 하나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 또 하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버락 오바마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그것이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예멘에서 한국인 단체관광객이 폭탄테러에 희생되는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주지하다시피 팔레스타인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가까운 미래에 해결될 조짐도 전혀 없다. 보복과 응징, 그리고 정전을 끝없이 반복할 뿐이다.

한편 이슬람 과격파가 최대의 적으로 지목하는 나라의 대통령이 된 버락 오바마는 아이로니컬하게도 어린 시절 인도네시아에서 이슬람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이 무슬림은 아니다.

그러나 이슬람 정체성을 가진 인물이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다는 사실 자체는 세계가 변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예멘 폭탄테러사건은 이제 우리도 무차별적인 테러로부터 결코 안전할 수 없음을 일깨워 주었다.

이 세 사건에 나타난 이슬람의 이미지들은 일견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 팔레스타인은 분명 일방적인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소수의 나라로 남아 있으며, 반면에 예멘 테러에서는 이슬람이 가해자이다. 도대체 이 같은 이슬람의 다면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 책은 이 의문에 대한 이해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 실마리는 바로 역사이다.

이슬람은 그리스도교나 다른 보편종교들에 비해 역사적으로 늦게 형성되었지만 그 어떤 종교보다도 빠른 속도로 전 세계에 전파되었고, 많은 신자를 거느리게 되었다. 그리고 종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류의 한 부분을 대표하는 문명이자 생활양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한때 경제·군사·학문 모든 면에서 유럽문명을 압도할 만큼 번영을 누리던 이슬람문명은 근대로 접어들면서 유럽에 밀리기 시작했다. 이 위기에 맞선 대응방식은 크게 두 가지 경향을 보였다. 하나는 이슬람 부흥에 초점을 맞춰 이슬람 고유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경향이었고, 또 하나는 서양식 근대화와 내셔널리즘을 강조하는 경향이었다.

결국 현재 이슬람세계 내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내부갈등은 이 두 경향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에 이슬람 분파 간의 오랜 대립까지 격화되면서 이슬람은 굉장히 복잡한 정치지형을 형성하게 되었고, 우리에게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세계로 남아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이런 복잡한 현상을 독자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최상의 이슬람 역사 길잡이다. 이슬람에 대한 어떤 선입관도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통해 조명하는 생생한 이슬람세계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강인황 도서출판 이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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