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시장에서 발행 물량을 가급적 많이 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요 진작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기존 국채를 신규 발행 국채로 바꿔주는 국채교환제도의 도입과 국채 인수자금 지원 제도의 부활을 검토하고 있다. 변동금리부 국채 발행과 외국인의 국채 투자 관련 세금 감면 방안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한계가 있다.
한국은행의 대규모 국채 인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한은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하면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진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위기 상황이다. 시장이 국채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는데도 방관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경제 교과서의 논리를 내세우면서 국채 인수를 주저해선 안 된다. 대신 부작용을 줄일 보완책을 찾아내야 한다. 경제위기 때는 중앙은행의 역할과 책임이 크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대규모 국채 발행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회사채 발행이 위축되고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정부와 한은은 유념해야 한다. 금리가 오르면 민간소비와 투자 활동이 위축되면서 재정정책의 성과를 반감시키는 구축(驅逐) 효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 문제도 심각하다. 정부와 한은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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