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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슈퍼 추경’, 100조 국채 소화 방안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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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이 ‘슈퍼 추경’을 확정함에 따라 재원 조달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어제 추가경정예산을 30조원가량 편성하고, 소요 재원은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런 내용의 추경안이 다음달 국회에서 통과되면 올해 국채 발행 물량은 10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상 최대 규모다. 이달까지 발행되는 물량을 제외하면, 다음달부터 매달 9조원이 넘게 발행된다는 이야기다.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의 수요로는 이런 엄청난 물량을 소화해낼 수 없다. 국채 발행에 비상이 걸렸다.

먼저 시장에서 발행 물량을 가급적 많이 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요 진작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기존 국채를 신규 발행 국채로 바꿔주는 국채교환제도의 도입과 국채 인수자금 지원 제도의 부활을 검토하고 있다. 변동금리부 국채 발행과 외국인의 국채 투자 관련 세금 감면 방안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한계가 있다.

한국은행의 대규모 국채 인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한은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하면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진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위기 상황이다. 시장이 국채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는데도 방관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경제 교과서의 논리를 내세우면서 국채 인수를 주저해선 안 된다. 대신 부작용을 줄일 보완책을 찾아내야 한다. 경제위기 때는 중앙은행의 역할과 책임이 크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대규모 국채 발행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회사채 발행이 위축되고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정부와 한은은 유념해야 한다. 금리가 오르면 민간소비와 투자 활동이 위축되면서 재정정책의 성과를 반감시키는 구축(驅逐) 효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 문제도 심각하다. 정부와 한은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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